삼성이 지난달 발표한 ‘4만 명 직접채용’ 외에 3만 명 고용창출 방안을 추가로 내놨다. 특히 어제 나온 ‘청년일자리 3만 개 계획’은 20대 참가자에 대한 취업 연계형 실무교육 비용을 삼성이 전부 부담하는 것이어서 더 주목된다. 향후 3년간 삼성이 직·간접으로 만들어낼 총 7만 개 일자리는 청년 취업대란 와중에 단비가 아닐 수 없다.

이제 국민 모두가 무엇이 ‘진짜 일자리’인지, 고용의 본질에 대해 좀 더 확고한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무엇이 부가가치와 소득을 창출하면서 세금까지 내는 일자리이고, 무엇이 혈세에 기댄 채 부가가치를 갉아먹는 ‘억지 고용’인지 명확하게 구별하는 게 그 출발점이다. 무엇이 일자리 유지를 위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하는지, 어떤 게 정부지원금이 끊기면 바로 사라지는 ‘하루살이 고용’인지 냉철히 판별해야 일자리의 중요성을 잘 알게 된다. 나아가 무엇이 기술·산업발달과 상품·서비스 개발에 기여하고, 무엇이 독립된 성인에게서 자율·자립의지를 빼앗으며 정부 의존형으로 만들어버리는지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회여야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 경제를 발전시킨다.

진짜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정상 투자에 따라 생겨난다. 삼성이란 특정 기업이 창출하겠다는 고용이어서 더 주목하자는 것도, 7만 명이라는 숫자 자체가 놀랍다는 것도 아니다. 글로벌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경제의 선순환에 따라 ‘자생적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도록 고용 생태계를 잘 짜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공공일자리’라며 내년에도 105만 개 만들기에 31조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24개 부처에서 177개 사업이 망라돼 있지만, 몇 년째 지속된 ‘관제(官製) 알바’는 제대로 된 효과 검증도 없다. ‘눈앞의 고용통계 끌어올리기’라는 지적 속에 ‘일자리 분식용’이란 비판까지 이어지지만 같은 행태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관제고용 가짓수가 이처럼 많다보니 한쪽에선 예산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쪽에선 툭하면 ‘불법수령 적발’ 소동이다. 꼭 필요한 최소한만 남기고 다 정리해야 한다.

청년 취업준비생이 원하는 일자리는 어느 쪽일까. 물어볼 필요도 없다. 노사관계의 대개혁과 함께 고용시장에 최소한의 유연성이라도 부여하고 투자를 막는 기업 규제를 확 제거한다면 나랏돈을 퍼붓지 않고도 얼마든지 고용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 적자재정에서 짜내는 수십조원의 고용예산으로 더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절실한 분야도 많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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