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 총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의 연령 분포나 가구 구성, 그리고 삶의 패턴 자체가 급격히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년 전만 해도 전체 가구의 30%가 넘던 4인 가구 비율은 지난해 15.6%로 1인 가구(31.7%)의 절반도 안 된다. 2인 가구(28.0%)보다도 훨씬 낮다. 저출산에 결혼을 미루거나 독신으로 지내는 사람이 늘면서 가구 구성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중은 20년 전 7.3%에서 지난해는 16.4%로 급증한 반면 15세 미만 인구는 20년 전 21.0%에서 지난해에는 12.3%로 쪼그라들었다. 저출산·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은 최고치였던 2015년 72.9%에서 71.3%까지 하락했다. 향후 10년간 생산인구가 340만 명 감소할 것이란 추계도 나와 있다.

한 사회의 가구 및 연령 구성과 삶의 패턴이 크게 변했다면 정부도 과거를 답습해선 안 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 얼마나 이런 변화를 따라잡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요즘 최대 관심사인 주택 문제만 봐도 그렇다. 1~2인 가구 증가는 소형주택 수요를 늘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오래된 주택들은 대부분 3~4인 거주용이다. 현재 지어진 지 20년 넘은 주택이 전체의 49.1%, 30년 이상은 19.4%에 이른다. 이런 노후주택들은 1~2인 가구가 살기에 적절치 못할뿐더러 ‘새집’을 원하는 젊은 세대 취향에도 맞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수요를 무시한 채, 주택보급률 등을 내세워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형식논리만 고집하며 규제 일변도 주택정책을 펴고 있다.

고용정책도 바꿔야 한다. 정부는 늘어나는 고령인구를 ‘단기 알바’ 등에 동원하며 ‘일자리 통계 분식’에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예산만 낭비할 뿐, 고령층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당장 추가 정년연장이 어렵다면 일본처럼 계속고용제도를 통해 고령자 고용기업에 일정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1~2인 가구 증가는 해묵은 대형마트 규제의 존재 이유도 되묻게 한다. 지난달 전체 유통업계 매출에서 3대 편의점 매출이 차지한 비중은 17.3%로 대형마트(15.1%)를 앞질렀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간편식 등을 찾는 1~2인 가구가 급증한 결과다. 마트 강제휴무 등 규제를 남발하던 정부의 시각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바뀌는데 정책이 변화를 따라가지는 못할망정 뒷다리를 잡아선 안 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