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 관심 종부세·상속세·양도세 다 빠져
'3년 만의 감세' 기업·국민 체감할 지 의문
정부가 어제 발표한 2021년 세법 개정안은 경제회복을 지원하고 상생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과세기반을 정비해 안정적 세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기본방향으로 삼고 있다.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차세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K자형 양극화’를 완화하는 것은 물론 국제거래를 통한 세금 회피 방지 등을 염두에 두고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취지만큼은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정부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과연 이런 목적을 제대로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것저것 소소하게 바꾸고 개선하겠다는 것은 많은데 정작 결정적 ‘한 방’이 보이지 않는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 역시 급제동이 걸리는 요즘이다. 이런 시기의 세법 개정은 만기친람식보다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해 다소 파격적이더라도 선택적이고 집중적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부 세법개정안은 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기업 지원의 경우 정부 발표내용의 대부분이 기존 각종 세제지원 요건을 부분 완화하거나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것들이다. 이는 조세감면 재설계가 23건, 연장이 54건이나 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개인의 금융투자 소득이나 기부에 대한 세금 감면도 있지만 이런 조치들이 코로나 극복과 경기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다.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이미 발표한 내용도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도 실망스럽다. 일각에서 세법 개정안이 변죽만 울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의 R&D와 시설투자에 세액공제율을 높인 것과 지식재산(IP) 취득비용을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그나마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아쉬운 것은 국가전략기술로 정한 반도체 백신 등에 대해선 한시적이라도 법인세 감면 등 보다 집중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데 이런 내용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IP 취득비용 세액공제 대상을 중소·중견기업에 국한한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정작 국민의 관심이 큰 종합부동산세법과 양도소득세 개편, 그리고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에 대한 내용은 빠졌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부분은 여야 간 논의를 거쳐 국회 통과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정부안에 모두 담기는 어렵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사인 종부세는 물론 여권 일각에서도 인하론이 제기된 법인세·소득세 개편 방안이 빠진 세법 개정안이 얼마나 국민에게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이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1조5000억원이 넘는 세 감면을 골자로 한 만큼 경기회복 지원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증세 일변도였던 현 정부에서 ‘3년 만의 감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저것 차린 건 많은데 막상 먹을 것은 마땅찮은 것 같은 세법 개정안에 기업과 국민이 얼마나 체감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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