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피해 규모만 2조원에 달하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의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에 대해 무더기 중징계를 요구했다. ‘역대급 펀드 사기 사건’의 책임을 펀드 판매사와 수탁사 등에 떠넘기고, 자신들은 남의 일인 양 책임을 회피해오던 감독당국에 뒤늦게나마 철퇴가 가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정작 최고 책임을 져야 할 금융감독원장은 이미 퇴임했다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빠지고, 펀드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조사는 아직 시작도 안 했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많다.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면, 금융감독당국이 라임·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초기 단계부터 사후처리까지 얼마나 부실하게 대응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 우량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배분한다는 당초 약정과 달리 운영된다는 사실을 외부 제보와 자체조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도 눈감아줬고, 환매 사태가 터진 후엔 부서들 간에 서로 업무를 미루다 피해를 키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표이사가 개인 증권계좌를 통해 펀드자금을 돌려막기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즉각 현장 검사에 나가지도, 수사기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 이 과정에서 전·현직 금감원 간부들은 금감원을 상대로 펀드를 대신해서 로비 활동을 벌였고, 내부 인사들은 조사 자료를 펀드에 빼돌리는 등의 행태가 벌어졌음이 이미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다. 결론적으로 금감원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사건을 눈덩이처럼 키웠다.

이번 일은 금감원 임직원 몇 명을 징계하고 끝날 일이 아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금감원이 시장을 관리·감독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그리고 금감원을 지도·감독해야 할 금융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금융감독시스템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점검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시장과 감독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정치바람’을 막는 것이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게이트급 국기문란 금융사기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조사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두 달가량 공석인 금감원장 인사도 감독 업무 공백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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