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韓 ICT '바르셀로나 도전'을 주목한다
21세기 세계 최대 모바일 통신기술의 경연장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돌아왔다. MWC는 CES(라스베이거스), IFA(베를린)와 함께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개막을 2주 앞두고 취소됐지만, 올해는 28일부터 나흘간 온라인과 함께 바르셀로나에서 오프라인 현장 행사로 개최된다. 지난주 바르셀로나를 방문했을 때 거리는 MWC 열기로 가득했다.

한국도 소중한 한걸음을 내디뎠다. 코로나 이후 1년 반 만에 KOTRA와 관계기관이 손잡고 65개사 규모의 온·오프라인 통합 한국관을 꾸렸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혁신 기술 각축전’ 현장에 뛰어든 것이다. 미래를 향한 우리 기업의 과감한 도전이자 투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글로벌 혁신 기업 850개사가 참가해 모바일 신기술의 열띤 경쟁을 벌인다. 코로나19 위기로 혁신은 가속화됐고, 지금 강력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올해 MWC 주제는 ‘커넥티드 임팩트(Connected Impact)’로, 우리 삶을 변화시킬 인공지능(AI), 모바일 생태계, 빅데이터 등 기술의 미래를 그려내고 있다. 전시회 현장에 뿌려지고 있는 신기술이 우리 기업과 경제에 발아돼 꽃이 피길 기대한다. 이를 위해 미래 기술의 중장기적 지향점을 읽어야 한다.

먼저,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스페인을 포함한 독일 영국 등 유럽 5개국의 중소기업 30% 이상은 이미 디지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독일 재건은행(KfW)이 밝혔듯 디지털화에 적극적인 기업이 더 많이 투자받고 수출하기 때문이다.

올해 MWC에선 ‘데이터를 활용한 초연결 사회’의 도래가 화두다. 데이터를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 빅데이터와 AI가 결합하면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진다. 일자리가 생긴다. 정보통신 강국 한국은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는 나라가 될 수 있는 인프라와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 경제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둘째,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에 연대와 협력은 필수다. 지난주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서밋’에서 양국은 글로벌 통신사들의 개방형 5G 네트워크 표준화를 논의했다. 한·스페인 기업이 협업을 통해 모바일 생태계에 참여하고 이를 확대하면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다.

또 산업이 융합되고 그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모바일은 교통·의료·보건·공공안전 등 다양한 산업과 연결돼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MWC 주관사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모바일산업이 2019년 기준 4조1000억달러의 경제적 가치와 30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기술 발전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모든 기술에는 양면성이 있다. 기술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지만 위험성도 상존한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사람이 결정한다.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세계는 지금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이미 와 있다. 이번 MWC 참가는 우리 기업에 한발 앞서 준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코로나 위기를 넘어 일상이 찾아오면 우리 기업의 상상력이 세계 시장에서 날개를 달 것이다. 이번 MWC가 글로벌 비즈니스 일상으로 가는 길목이 되길 기대한다.

한국관에 참가한 AI 관련 스타트업 대표는 “코로나로 막힌 해외시장 진출 및 투자유치를 위해 MWC 참가를 준비해 왔다”며 각오를 다졌다. 우리 기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MWC에 최대 규모의 국가관을 꾸렸다. 중단 없이 혁신을 향해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우리 기업의 개척정신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