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킥보드 규제를 어찌할꼬

공유킥보드는 언제부턴가 친숙한 도심 이동 수단이 됐다. 위험하고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하지만 주(主)이용자인 젊은 층에게는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임대 장소가 정해진 공유자전거와 달리 필요한 장소에서 타고 원하는 데서 내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유킥보드가 요즘 천덕꾸러기가 됐다. 이용자가 급감하면서 수많은 킥보드가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다. 지난달 13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이 직격탄이었다. 원동기 이상 면허가 있어야 탈 수 있고 헬멧 착용이 의무화돼 이용자가 30~50%까지 줄어든 것이다.

킥보드업계는 고사 위기라며 최소한 헬멧 착용 의무만이라도 풀어 달라고 하소연한다. 헬멧은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공유 헬멧은 위생상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킥보드 이용을 가로막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자전거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현행법상 자전거와 킥보드 모두 헬멧 착용이 의무화돼 있지만 미착용 적발 시 자전거는 처벌 조항이 없는 반면 킥보드는 범칙금(2만원)이 부과된다.

킥보드 관련 혼선과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은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활성화시켜야 할지, 규제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어서다. 당초 국회는 지난해 5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13세 이상이면 누구나 공유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그러나 안전 문제가 대두되자 다시 헬멧 의무화를 포함해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법을 재개정했다. 규제와는 별개로 실제 얼마나 단속할 것인지도 문제다. 킥보드의 인도 주행은 벌써부터 금지됐지만 대부분 이용자는 인도로 다닌다.

국회는 PM 이용 및 안전과 관련해 별도의 법 제정도 추진 중이지만 쉽게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양한 이동 수단의 등장을 촉진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여야 하지만 안전 문제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쏜살같이 내달리는 킥보드가 위험천만하다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전동휠 등 PM 숫자는 2017년 9만8000대에서 2018년 16만7000대, 2019년 19만6000대로 해마다 급증세다. 사고 건수 역시 2018년 225건(4명 사망)에서 2019년 447건(8명 사망), 지난해 897건(10명 사망)으로 불어났다. ‘킥보드 딜레마’를 어찌해야 할까.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