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뺀 아시아 강화가 답이다

중국 대응 정책을 놓고 미국 내에서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외교 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미국의 힘이 약화됨에 따라 기존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물러설 것을 촉구했다. 또 다른 외교 전문지인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나 ‘디 애틀랜틱’ 등은 아예 정반대 이유로 미국이 중국 정책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며 이런 관심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논의는 빠르게 진행됐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개방된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위험한 적으로 여겼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의 위구르족 탄압을 대량 학살로 규정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틀을 답습하고 있다.
중국 과대평가는 금물
결과적으로 미국의 중국 관련 정책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는 비둘기파의 말은 옳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정책 논쟁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미국이 너무 매파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토론은 너무 단순하게 짜여 있다. 전쟁의 위험을 과장하고 미국이 평화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축소한다. 동시에 중국의 자산을 과장하고 중국이 엄청나게 성장해 큰 위협이 됐다고 부풀린다. 미국의 단기적인 위험은 일부 매파들이 인정한 것보다 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전망이 매파나 비둘기파의 인식보다 훨씬 밝다. 미국을 ‘중국 포비아’가 큰 패권자로 인식하는 틀은 잘못됐다. 중국은 아시아의 지배자가 아니다.

현대 산업 역량을 갖춘 최초의 아시아 국가는 오히려 일본이었다. 중국의 약점, 식민 제국의 쇠퇴, 1930년대 고립주의자 같은 미국의 수동성을 보면서 일본의 매파들은 아시아에 일본의 패권을 강요하려는 치명적인 결정을 내렸다.

오늘날 중국도 과거 일본처럼 아시아와 세계 패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나라다. 하지만 중국은 운 좋은 시대가 아닌 행운의 순간 정도만 누릴 것 같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은 중국이 지배하거나 통제하기에는 너무 커질 것이다. 미국의 목표는 중국을 분쇄하는 게 아니라 이런 아시아를 키우는 것이다.
'아시안 드림' 실현이 美 역할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이 기회의 창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중국엔 매파도 있지만 실용적인 지도부도 있다. 중국이 군비 팽창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 한 평화는 유지될 것 같다. 미국 이외의 어떤 국가도 동맹의 지팡이 역할을 할 수 없다. 비둘기파는 그런 현실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 아시아의 나머지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중국의 패권 가능성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중국의 패권 창구가 닫히는 것을 보고 베이징의 매파들은 일본식 공략으로 압박할 수 있다. 또 아시아 국가들이 부상함에 따라 미국은 동맹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큰 그림은 분명하다. 번영하는 아시아가 미국의 중국 문제에 대한 해답이라는 점이다. 아시아의 민족과 국가들은 독립적이고 부유해지기를 원한다. 워싱턴의 역할은 이런 ‘아시안 드림’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다.

정리=정인설 기자

이 글은 월터 러셀 미드 WSJ 칼럼니스트가 쓴 ‘Strengthen Asia to Weaken Beijing’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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