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6 개각으로 지명된 5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어제 일제히 열렸다. 매번 인사청문회 때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후보자들을 둘러싼 의혹은 일일이 손에 꼽기도 힘들 정도다. 후보자들은 일부 사과하면서도 대부분 궁색한 변명과 해명으로 일관해 의혹을 씻어내기는커녕 오히려 흠결만 더 확인한 꼴이 됐다.

이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보면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등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배제 원칙은 아예 무용지물이 됐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제자 논문 표절, 국비 지원 해외세미나에 딸 동행, 위장 전입 등 ‘의혹 백화점’이란 말이 나올 지경이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를 특별분양 받은 뒤 전세만 놨다가 2억원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둬 갭투자와 ‘관사 재테크’ 논란을 불렀다. 부동산 정책 주무장관으로 영(令)이 설까 싶다.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2015~2018년 주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 부인이 수천만원어치 찻잔·접시세트 등을 산 뒤 외교관 이삿짐으로 국내로 들여왔다. 관세를 내지 않은 데다 불법 판매까지 했다니 도덕불감증에 말문이 막힌다.

검찰총장 후보자로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명된 것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는 현 정부 3명의 법무부 장관(박상기, 조국, 추미애) 밑에서 차관을 지내면서 조국 전 장관의 수사와 관련해 법으로 보장된 검찰총장(당시 윤석열)의 수사지휘권 박탈을 추진했다. 장관대행 땐 윤 총장을 배제하고 대통령을 따로 만나 검찰 개혁과 관련한 지시를 받았다. 이러니 검찰 중립성을 지키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월성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권력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과 함께 ‘정권 방탄 인사’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 금지 사건과 관련해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현 정부 들어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을 강행한 장관급 인사가 29명에 달해 청문회가 요식행위가 됐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이제는 ‘기승전 임명’이란 부적절한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국민 상식에 비춰볼 때 결격사유가 드러난 장관 후보자는 자진 사퇴하거나 지명을 철회하는 게 맞다. 검찰총장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장·차관이 피의자·피고인인 판국에 검찰총장마저 피의자 신분이 된다면 법치가 무슨 꼴이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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