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감염자' 많고 백신 신속 접종도 난망
'개최 불가' 책임회피 행태도 부담 키울 뿐

국중호 < 日 요코하마시립대 경제학과 교수 >
[세계의 창] 과연 도쿄 올림픽은 열릴 것인가?

도쿄올림픽이 열리기까지 석 달도 남지 않았다. 개최 예정 기간은 도쿄올림픽이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패럴림픽이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개최한다”는 입장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지난 16일 미·일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세계 단결의 상징으로서 개최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를 전달했다.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23일 정례회견에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개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의 개최 표명과 달리 대개의 일본인은 그리 환영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기승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한 달 전인 3월 18~24일 1주일 평균 확진자는 1404명이었으나 이달 18~24일 평균 확진자는 4694명으로 한 달 사이에 3.3배로 늘어났다(NHK 집계 자료, 요일별 확진자가 크게 달라 1주일 평균값 계산). 25일부터 영업단축을 강제하는 긴급사태 선언으로 생활 불안은 더해지는 형국이다.

위정자들의 빗나간 ‘말잔치’도 정책 신뢰도를 실추시켰다. 올림픽 개최 1년 연기 결정 후 당시 아베 신조 총리는 작년 5월의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일본의 기술로) 백신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이르면 (2020년) 7월 치료 효험 검증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변했다(아사히신문, 작년 5월 11일자). 실상은 이런 호언장담과 동떨어져 전개됐다. 일본 내 백신 개발은커녕 외국산 백신 접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달 22일 시점에 일본 내 백신 접종자 수는 16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하다(총리관저 및 총무성 자료).

올림픽 개최 이전에 감염자를 안심할 수준까지 줄이기는 어려울 듯하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수동적 행동 특성으로 일본은 다른 구미(歐美) 국가들에 비해 감염자 수는 적게 나타나는 편이나, 적극적인 검사를 하지 않는 대처 방식은 ‘숨어 있는 감염자’가 많다는 위험을 내포한다. 향후 충분한 양의 백신이 확보된다 하더라도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접종은 기나긴 여정이 될 것이다. 횡적 연계가 약하고 기존 틀에 꽉 짜여 경직성이 강한 일본인지라 새로이 백신 접종 체계를 정비하는 데는 긴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결정된 것은 외국인 방문 관람을 금한다는 정도다. 코로나19 감염자 수 추이를 지켜보면 내국인 관람 제한 또는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겠다 싶다. 행여 올림픽을 개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더라도 일본 정치가와 관료들은 자기 입으로 “개최를 중지하겠다”는 말을 먼저 꺼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책임 문제에 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속성을 띠는 그룹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눈치보기가 팽배해져가는 느낌이다.

정책당국의 속내는 “어쩔 수 없었다”는 단계에까지 이르러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문제는 정책 오류가 누적되고 사리(私利) 추구의 정치적 술수가 우선되면 선수와 스태프, 국민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점이다. 올림픽 개최가 중지되면 그 출전에 자신의 인생을 걸었던 선수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타격을 입게 된다. 한국도 도쿄올림픽 출전 예정 선수와 스태프들의 안전·안심 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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