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한 부동산 보유세가 지속적으로 여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정부가 올 들어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면서 ‘세금폭탄’ 단초를 제공한 것과, 이대로 가면 연말에 고지될 종합부동산세가 법 취지를 벗어날 정도로 과(過)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보완하지 않으면 심각한 조세저항이 현실화할 것이란 경고도 나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종부세 부담 완화’에 나선 배경이다.

주택 공시가격을 거칠게 올린 과정은 다시 돌아봐도 서투르기 짝이 없다. ‘깜깜이’ ‘고무줄’이란 말로도 부족할 지경이었다. 서울과 제주도에 이어 부산·대구시도 국토교통부에 재조사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아예 ‘공시가격 상한제’까지 건의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공시가는 세금 부과 외에도 건강보험료 책정 등 곳곳에 쓰이는 ‘행정인프라’인데, 징벌적 부동산세 강화에 매달려온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봤다.

잇단 헛발질 대책이 집값을 밀어올리면서 종부세 과세대상자가 급증하는 것도 방치할 수 없다. 특히 종부세 납세자의 44%가 1주택자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종부세를 내는 1주택자는 2016년 6만9000명에서 지난해 29만1000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19.08% 오른 공시가를 감안하면 오는 12월 종부세 고지서를 받을 대상자가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줄곧 ‘부자증세’를 외쳐온 여당의 방향 선회는 종부세가 더 이상 ‘부자세금’이 아니란 사실을 역설적으로 반증한다. 서울에서는 주택 258만여 가구 중 41만 가구(16%)가 대상이다. 공시가 재산정과 함께 세율 인하가 올바른 방향이다. 1주택자에 국한한다면 기본공제 올리기, 장기보유자 감면 확대, 고령자 납부이연 같은 방안도 실효성이 작지 않을 것이다.

의아스런 것은 기획재정부의 모호한 입장이다. 지난해 총선 전에도 종부세 완화 목소리를 냈다가 선거 압승 후 식언했던 여당이 모처럼 전향적으로 움직이는데 기재부가 “정책 효과” 운운하며 소극적이라니 믿기 어렵다. 통계와 숫자가 말해주고, 내년 이후에도 세금폭탄을 예고하는데 무슨 효과를 어떻게 점검하겠다는 것인가. 기재부가 정작 할 일은 ‘재산세 OECD 평균의 1.7배, 부동산세금 OECD 3위, 소득세·법인세 모두 OECD 평균 상회’인 기형적 세제를 안정성·보편성·예측가능성 원칙에 맞게 바로잡는 것이다. OECD와 비교한 이 분석은 기재부가 수족처럼 기대는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의 연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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