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맥건 < WSJ 칼럼니스트 >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아시아 혐오 범죄의 불편한 진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폭력 사건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근 브랜든 엘리엇과 로버트 애런 롱의 범죄가 특히 관심을 끈다. 두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는 방식을 보면 증오라는 새로운 내러티브의 몇 가지 허점이 드러난다.

엘리엇은 65세의 필리핀 노인을 향해 “당신은 이 나라에 속하지 않는다”고 소리치고 잔인하게 폭행했다. 엘리엇은 2002년 모친 살해 혐의로 수감됐다가 가석방 중에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 롱은 애틀랜타 마사지 업소 세 곳에서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8명을 살해했다.

주로 이런 범죄들은 백인 우월주의를 드러낸 것으로 이야기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설명한 대로 코로나19를 ‘우한 독감’이라고 부르고,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들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와 혐오를 불러일으킨 게 아시아 혐오 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이 됐다.
애틀랜타 사건은 여전히 미궁
롱은 경찰 조사에서 성적 유혹을 없애기 위해 마사지 업소를 향해 총을 쐈다고 진술했다. 그들이 아시아인이기 때문에 죽였다는 점은 부인했다.

거의 모든 언론이 아시아계 미국인을 고의로 겨냥한 공격과 연관지어 애틀랜타 사건을 보도하거나 일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암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9일자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에 대한 인종차별과 성차별의 그림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틀랜타 사건을 다뤘다. NYT는 해당 기사에서 ‘인종차별적인 여성 혐오’라거나 ‘코로나19 대유행과 중국을 반복적으로 연관지은 트럼프 행정부’ ‘인종 착취에 기초한 자본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애틀랜타 사건의 살인 동기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는 점도 인정했다.

만약 롱이 8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동기가 다른 인종에 대한 증오가 아니었다면 살인범이 덜 악랄한 것일까? 그리고 엘리엇의 범죄는 백인우월주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왜냐하면 엘리엇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앤드루 설리번은 2019년 미 법무부의 범죄 보고서를 인용해 “아시아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이 중 24%만 백인이고, 24%는 동료 아시아인”이라고 소개했다. 히스패닉은 7%였으며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27.5%를 차지했다.
"아시아계가 원하는 건 진실"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방송은 “아시아 혐오 범죄가 전년 대비 9배 가까이 급증한 뉴욕시에서 지난해 관련 범죄로 체포된 20명 중 2명만이 백인이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11명으로 가장 많았고 히스패닉계 백인이 6명, 히스패닉계 흑인이 1명이었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공격은 백인 우월주의라는 진보적 담론으로 쉽게 압축될 수 없다. 게다가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범죄 공격은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이나 코로나19가 확산되기 훨씬 전부터 계속돼왔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비판적 인종이론 같은 추상적인 좌파담론보다 차별에서 자유로워지고 안전하게 보호받는 것을 더 원한다. 린다 양 백악관 아시아 평등 담당 국장 말처럼 아시아계 미국인에겐 진실이 중요할 뿐이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범인들이 어떤 인종이든 간에 비난받고 기소돼 사건이 제대로 밝혀질 필요가 있다.

정리=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이 글은 윌리엄 맥건 WSJ 칼럼니스트가 쓴 ‘Asian-Americans Feel the Hate’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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