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규제 철폐해 왕성한 기업활동 펼칠 만한 환경조성 급선무
"고용예산, 청년층 AI·빅데이터 등 4차산업 경험에 초점 맞추자"
육아시설·시니어타운 등 ‘산업화’하고 고용·저출산대책 통합추진

이종윤 <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前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
[기고] 고용문제, 이렇게 접근해보자

지금 한국경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정책과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실업 문제와 저출산 문제라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이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권 초부터 일자리 창출과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장관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별조직을 만들어 노력해 오고 있다.

그런데 문제 극복을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평가해 보면 대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반문할 정도다. 풀타임 일자리는 2017년 말과 2020년 말을 비교하면 195만 명이 감소했고, 출산율도 2020년 0.8%로 사실상 인구감소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책이 완전히 실패한 것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막대한 예산투입에도 불구하고 왜 정규직 일자리는 축소일로였고 단기성 일자리(213만 명)만 늘었는지 살펴보자.

우선 현 정권 초기인 2018~2019년 2년간에 걸쳐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명목하에 최저임금을 일거에 30% 정도 인상했다. 이로 인해 자영업자 및 영세 중소기업이 도산이나 인력감축 상황에 몰려 많은 실업자가 배출됐다.

또 한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초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항공, 운송, 음식점 등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실업자를 대대적으로 발생시켰다. 지금도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세 번째 원인으로, 문재인 정권의 정책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입법 기조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경영자의 힘을 빼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기업은 투자할 의욕을 잃었고 근로자를 고용할 여지도 줄어 갔다. 게다가 적지 않은 기업이 기업 활동을 위해 해외로 떠나고 있어 이에 따른 고용 상실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을 막고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어떠한 정책 방향이 요구될까?

먼저 경제활동 주체인 기업들이 이 땅에서 보람을 느끼면서 왕성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기업 활동을 억압하는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투자는 증가할 것이고 고용도 자연히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환경 조성은 기업가들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이 나라를 발전시킬 인재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한국이 황폐화되는 것을 막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고용창출 예산의 활용 문제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처럼 본원적 생산과 관련 없는 일회성 단순고용만 늘리는 대신 같은 단기성이라도 생산성을 높이는 일로 연결해야 한다. 기존의 단순고용 예산을 활용해 청년들로 하여금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등 미래지향적 기업에서 2년 정도 업무를 익히도록 하면 2년 후 그 청년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금보다 수월하게 일자리를 찾을 것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대전환기에 있다. 기존 산업에 활용되는 기능은 불필요해지고 새로운 첨단기술과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 관계기관은 첨단기술·기능 센터를 만들어 관계 기업, 대학 및 연구소 고급인력을 최대한 조직화해 재래의 기능인력을 새로운 첨단기술을 갖춘 인력으로 변신시킬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가령 자동차 산업에서의 전기차·수소차로의 전환, 원격의료 치료방식 도입 과정 등에서의 난관을 극복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의 사회진출 보편화와 고령화에 따라 육아시설 및 시니어타운 정비에 대한 사회적 요구 또한 크게 늘었다. 그 대응을 위한 인력 수요도 증가해 사실상 하나의 산업이 될 정도로 커졌다. 이처럼 경제·사회발전 과정에서의 필요에 의해 발생하는 인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인력을 충실히 정비하면 대규모 고용대책으로 연결될 것이다. 육아 대책 효율화는 여성의 노동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출산 장려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같은 일련의 방법을 통한 고용 안정화와 정규직 고용 증가는 젊은 층의 경제생활을 안정시켜 결혼의 증가, 나아가 출산 증가를 불러오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즉 고용 안정화 대책은 출산 증가 대책과 긴밀한 관계를 갖는다. 그러므로 고용대책과 저출산 대책을 분리할 게 아니라 양자의 통합 추진이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창출 예산을 한국경제의 구조적 특징에 적합한 노동력을 양성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용안정 정책과 출산 장려정책을 통합해서 추진하며, 과잉규제 축소를 통해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늘리도록 하는 것이 정책 수행의 핵심임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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