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 <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장동민 대한한의사협회 대변인

만성적으로 팔이 아픈데, 1주일이나 2주일 만에 한 번씩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진료하던 필자의 팔을 붙잡고 “이렇게 열심히 치료를 받는데도 왜 빨리 안 낫느냐”고 물어보는 게 아닌가. 그래서 지금보다 조금만 더 자주 시간을 내서 치료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그런데 정말 열심히 치료를 받는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잘 호전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첫 번째는 아끼지 않고 ‘계속 사용’하는 경우다. 비유를 들자면, 상처 부위에 앉은 딱지가 아물지도 않았는데 계속 건드려서 자꾸 덧내는 것과 비슷하다. 근골격계 질환은 더 이상 쓰지 않고 잘 보존하기만 하면 저절로 낫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심하게 다치면 깁스를 해서 아예 못 움직이게 고정해 버리는 것인데, 정작 나을 틈도 없게 계속 사용하니 잘 낫지 않는 것이다.

[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다면

두 번째는 ‘자가 치유력’이 약해진 경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질환은 의사가 낫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환자 스스로의 자가 치유력 덕분에 회복되는 것이다. 그래서 10대 젊은 친구들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빨리 낫고, 기력이 약한 어르신들은 몇 개월씩 치료해도 잘 안 낫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회복력 강화를 위해 한약을 병용하는 사례가 많다.

세 번째는 병의 원인이 ‘다른 곳’에 있는 경우다. 우리가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아픈 곳’을 직접 치료하는 것이다. 다치거나 아픈 부위를 치료하는 게 당연하지만, 가끔은 그런 방법이 틀릴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눈이 노랗게 변했다고 해서 눈을 치료한다면, 그것은 틀린 방법이다. 눈 색이 변하게 만든 근본 원인에 해당하는 간을 치료해야 마땅한 것이다.

질환 중에는 그런 것들이 제법 있다. 피부에 나타나는 증상의 원인이 몸속에 있는 경우가 많다. ‘속을 다스려야 겉이 낫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몸 안의 불균형을 치료해야 피부 증상이 호전된다. 팔이나 손에 나타나는 증상의 원인이 목에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일컬어 ‘경추상완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는 근본 원인인 목의 이상을 치료해야 손과 팔의 증상이 낫게 되는 것이다.

만약 열심히 치료하는데도 잘 호전되지 않거나 계속해서 재발한다면, 그 원인을 찾아서 대처해야 한다. 생활습관이 잘못됐을 수 있고, 이른바 기력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으며,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어 그럴 수도 있기 때문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