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바로미터이자 국제 금융시장의 기준이 되는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 급등세(채권가격 약세)가 심상치 않다. 1주일 전 뉴욕 채권시장에서 10개월 만에 연 1%대를 돌파하더니 12일(현지시간) 장중 연 1.19%까지 치솟았다. 경기 개선 신호인 측면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융 긴축(기준금리 인상)을 부를 악재가 될 수 있어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주식시장도 그만큼 민감해 한다. 10년물이 연 1.13%로 마감하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반등했을 정도다.

지난해 연 0.5~0.8%대에서 오르내리던 10년물 금리는 강력한 재정 확대를 예고한 조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하므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에서다.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한 ‘블루 웨이브’에 이어 오늘 발표될 바이든 당선인의 수조달러 규모 부양책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 동시에 경기 회복 기대감도 살아 있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독일 대만 등의 증시가 연초 강세를 이어가는 배경이 됐다.

미 국채 금리 급등세는 글로벌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된 초저금리 환경을 뒤흔들고 투자심리를 급격히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속도도 문제다. 일종의 선행지표인 국채 금리가 급변동하면 그동안의 시장 흐름이 완전히 뒤바뀔 수 있어서다. 이는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세계 주요국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포모(FOMO·나 혼자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랠리’가 2018년 2월 막을 내린 데는 당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에 근접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주가 상승세에 급제동을 걸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10%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이고, 한국도
0.96%까지 높아졌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로 귀환하고, 원자재 시세가 10년 만에 강세이니 이런 국제적 흐름이 바뀌기도 어렵다.

미국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한국에도 큰 파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증시 활황에 빚투(빚내서 투자)로 대응한 한국 가계 부실의 위험이 더 커진다. 이미 국내 증시는 여러 기술적 지표에서 단기 과열을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자산 버블’의 경고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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