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낭패불감(狼狽不堪) 형국이로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피로사회가 이어지고 있다. 전례 없는 세상이다.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문화 등 전 분야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요즘 정치 상황을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그야말로 진퇴유곡의 형국을 거치고 있는 듯하다. 정부는 국민통합을 천명하면서도 적폐청산을 내세워 수많은 적폐를 양산해 역대급 국민 대분열을 초래했다. 대통령 임기 초반엔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해 협치내각까지 구성한다며 야당을 국정운영 동반자로 공헌했지만, 결과적으로 다수의 논리로 밀어붙여 야당을 있으나마나한 존재로 몰아가고 있다.

인사 청문회는 말할 것도 없다. 집권당 일방 독주가 계속된다.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권한으로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청문회는 유명무실하게 되고 말았다. 그러니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하여도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집권당은 다수임에도 포용의 여유가 없이 일방적으로 진격하는 결과를 낳아 국정 운영의 묘가 부족하다. 대통령 또한 존재감이 없어 아쉬운 점이 많다.

경제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그야말로 낭패불감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아무리 애를 써도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 의도하는 방향과는 너무 멀어져 버렸다.

소득주도성장을 외쳤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치달았다. 부동산 값은 단군이후 최고의 상승세다. 최저임금 인상은 바람직하긴 하지만, 저소득층 일자리를 급격하게 줄여 버렸다. 사업주의 폐업 비명은 하늘에 닿을 지경이다. 시장의 상황과 여건을 도외시한 채, 정의라는 이념적인 가치를 앞세워 계획적으로 시장을 조정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시장은 완강히 거부하고 하고 있다. 빈부격차는 생각이상으로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도 일시적이 아니라 고착화단계에 들어선가 아닌가 싶어 심히 우려된다.

수많은 서민들, 중소사업자들, 건전한 중산층마저 몰락하는 길을 재촉하고 있어 최악의 정책 실패를 낳고 있다. 더 나쁜 것은 현재의 정책 담당자들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해 정책들이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적폐 프레임’은 정치 경제는 물론 사회 등 전 분야에 걸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러한 프레임은 정의와 불의를 기준으로 내편이 아니면 적으로 몰아 화합 대신 대결을 초래해 모두가 전투적이 되게 한다. 이런 프레임이 지속된다면 갈등과 분열은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어 걱정된다.

프레임에 억매이다보니 시장의 기능마저도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번 정부의 정책기조는 마치 신이라도 된 듯 완벽한 예지력으로 모든 것을 계획하고 통제하고 인위적으로 조절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 할 수 있다.

야당들도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다. 소수라고 하여 국정운영에 책임이 면책될 수는 없다. 역사를 되돌아 볼 때 양김의 시대는 소수였음에도 중심을 잡고 국정운영에서 소외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 나갔다.

현재 야당은 중심이 없는 난파선이다. 백가쟁명으로 하나된 목소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았으면서도 변화는 커녕 정체성마저 모호한 지경이다.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갖지 못한 채, 중요한 입법이나 정책적 책임을 중과부적이란 편리한 피난처를 방패삼아 집권당에 떠넘기기 일쑤다.

이 모두가 집권당을 압도할 수 있는 리더의 부재와 정국타개를 위한 전략적 사고 부재에서 기인한다. 지금 야당은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된 모습이 필요하다. 구태의연한 투쟁이 아니라 정책 대결로 국민들의 관심을 회복해야 한다.

이제 신축년을 맞이하여 과거를 떨쳐 버리고 황소처럼 기운차게 달려가야 한다. 여야도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다수라 하여 소수를 무시하지 말고 아무리 합법적이라 하여도 국민정서를 감안해 인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루 빨리 코로나를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회복되기를 빌어본다.

< 이종식 (사)통일코리아 이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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