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초·중·고 교과 과정에 인공지능(AI) 교육을 도입하겠다는 교육부 발표는 학교 교육에 대한 정부 정책의 한 단면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AI 관련 기술과 산업은 해마다 ‘퀀텀점프(계단식 대도약)’하고 있는데 5년 뒤에나 가르치겠다니, AI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의지, 기본 역량이 있기나 한지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을 변화시킨 게 언제 적부터인가. 구글 AI 프로그램이 ‘바둑의 신’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 쇼크’로 세계인이 놀랐던 게 벌써 5년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5년 후에나 정규 교과에 담겠다니 그동안 뭘 했으며, 교육 예산이 넘치는데 준비 기간은 왜 그리 오래 걸리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 주관 사회관계장관회의(20일)에서 논의된 대로라면 내년 2학기부터 일부 고교에서 선택과목으로 ‘AI 기초’가 도입되고, 보조 교육 자료도 배포되기는 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초보 수준으로 예상되는 데다, 가르칠 교원도 없는 게 딱한 현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2022년부터 교육대와 사범대에 AI와 관련된 ‘교육역량 평가’를 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식이니, ‘5000명 AI 교사 양성 계획’부터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특정 분야 인력이 필요하면 예산 배정을 내걸어 대학에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하게 하고, 정부는 전가의 보도처럼 평가 권한을 휘둘러 날림실적을 만들어 내는 게 교육부만의 ‘행정 전통’도 아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AI 교육까지 이런 식이어선 곤란하다. 교육도 노동도 확 바뀌어야 하는 대전환의 시대다. AI가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산업현장 곳곳의 변화 트렌드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거니와 일본 싱가포르 등의 AI 전문인력 양성 계획은 무서울 정도다.

교육부의 느슨한 AI 교과 5년 계획에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와중에도 경직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교육예산은 해마다 늘고 있으니 “돈 없어 어렵다”는 말도 할 수 없다. 2015년 892만 명이었던 학령인구가 올해 782만 명으로 줄었지만 시·도 교육청으로 간 교육예산은 39조원에서 53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돈이 다 어디에 쓰이고 있나. 교육부가 ‘하향평준화’라는 비판에도 특목고를 없애고, 전교조를 합법화하고, ‘편향교육’ 논란을 자초하느라 정작 절실한 과학 교과와 미래 교육은 등한시해온 것은 아닌가. 사실상 차기 정부로 미뤄 버린 AI 교육을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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