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중국의 '드론 굴기'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보유한 드론의 국산 비율은 10%밖에 안 된다. 그것도 촬영용 등 소형 드론이 주종이다.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드론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다. 국내 드론 시장의 대부분은 중국산이 장악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주 여의도에서 시연한 ‘드론 택시’도 중국 이항(億航)사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80㎏ 상당의 쌀 포대를 싣고 한강 일대 3.6㎞ 구간을 비행한 이 드론은 최대 220㎏을 싣고 시속 130㎞로 35㎞까지 날 수 있다.

이 드론을 제조한 이항은 세계 최고의 개인용 비행체 제조기술을 보유한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기업이기도 하다. 호주와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대당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에 수출까지 했다.

중국에는 이 회사 말고도 DJI 등 굴지의 드론 기업이 즐비하다. DJI는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우리가 쓰는 농업용 드론의 90%도 DJI 제품이다. 중국 기업들은 부품 생태계까지 완비했다. 선전 지역에만 400여 개의 핵심 부품회사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술이 중국에 4~5년 뒤처져 있는데, 몇 년 안에 이 격차를 줄이지 못하면 도심항공 시장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이 ‘드론 택시’를 개발하고 있지만 현대차의 상용화 시기는 2028년으로 잡혀 있다.

드론산업은 기술력과 정보력의 싸움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중요하다. 군사적인 용도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일본은 드론을 구매할 때 보안 우려가 있는 제품을 철저히 가려낸다. 미국은 정부 기관의 중국산 드론 사용을 금지했다.

우리는 군과 경찰에서도 중국산 드론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드론 굴기(起)’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공군 항공대 드론 실험실에 들러 “드론 실전 훈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수중 드론에 이어 자폭 드론까지 개발한 상태다.

민간 수요는 군사용보다 더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2040년 UAM 시장 규모는 1조4739억달러(약 170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