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내달 3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 최강대국을 누가 이끌지 관심인 데다 미·중 간 불꽃 튀는 패권 경쟁을 벌이는 시기여서 더욱 그렇다.

미국 내 주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의 큰 격차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선 바이든의 당선을 점치며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는 게 ‘한국에 이득’이라는 낙관론도 번지고 있다. 바이든이 트럼프보다 예측 가능하고 증세, 재정 확대, 친환경 정책 등의 공약을 내세워 문재인 정부와 결을 같이할 것이라는 기대가 낙관론의 근거다.

하지만 대선 결과를 예단해 한쪽에 줄을 서야 한다는 발상은 ‘도박’에 가깝다. 4년 전 대선 때도 미국 주류 언론들은 개표 당일까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지만, 결과는 숨은 지지층(샤이 트럼프)이 결집한 트럼프의 깜짝 승리였다. 지금도 대선 승부를 가를 경합주(州)들에서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아 속단하긴 이르다. 트럼프를 예측 불가능한 괴짜로 그리는 미 언론 시각에 편승해 이번 대선을 ‘선과 악’의 대결로 여기는 것도 실상을 정확히 판단하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예상대로 바이든이 이기더라도 그의 정책 방향이 한국에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누가 되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에 대해 공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외교 활성화, 동맹 강화 등 방법만 차이가 있을 뿐이란 지적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안보 네트워크에 대한 참여 요구가 더 거세질 수도 있다. ‘한국은 누구 편이냐’는 질문에 뭐라고 답할 것인가.

과거를 돌아봐도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을 때 한반도 정책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주한미군 철수로 마찰을 빚은 카터 행정부, 북한 폭격까지 고려했던 클린턴·오바마 행정부가 모두 민주당 정부였다. 해외 돈줄이 막혀 외환위기를 겪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한·미 관계가 껄끄러워진 상황이 아닌가. 미국 대선을 냉정하고 신중하게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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