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 스캔들마다 연루된 '자격미달' 금감원

금융감독원의 권위와 위상이 땅에 떨어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잇단 대형 금융사고에 금감원 직원들이 줄줄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감독 활동이 부실했다는 질책의 수준을 넘어, 스캔들의 ‘공범’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는 신세가 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모 전 금감원 국장이 옵티머스 스캔들과 관련, 알선수재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 2018년 3~4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에게 하나은행 관계자 등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을 챙긴 혐의다. 변모 전 국장도 옵티머스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간 코스닥 상장사의 상근감사로 일하면서 지난해 5월 옵티머스 부실을 검사하는 직원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봐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라임 사태’ 때도 청와대 행정관으로 파견된 금감원 김모 팀장이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에게 37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금감원 내부 검사 자료를 빼낸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발각되는 등 금융 스캔들에 금감원 직원이 연루되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처럼 돼버렸다.

단순히 몇몇 조직원의 일탈로 치부할 수준이 아니다. “금감원이 로비를 받아 미심쩍은 행동을 취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2017년 7월 말 옵티머스가 부실 운영 등으로 자본금이 금융사 적정 수준에 미달했을 때 금감원은 석연찮은 이유로 다른 회사에 비해 두 배 가까운 112일의 시일을 끌다가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옵티머스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서 벗어날 시간을 마련해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러 부서에 걸친 다수가 반복적으로 범죄행위에 가담했다는 ‘치부’가 드러나고 있지만 금감원은 아직 조직 차원에서 사과나 뚜렷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국회에서 전반적인 사모펀드 관리·감독이 미미했던 점을 들어 “송구스럽다”고 말한 게 전부다.

1999년 출범한 금감원은 20여 년간 ‘금융 검찰’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커진 권한에 비해 그에 따르는 책임의식은 미미했다. 조직이 곪은 끝에 터진 잇따른 스캔들에 금융 시장에선 금감원이 과연 감독당국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 스스로 ‘감독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존재인지 냉철하게 되돌아볼 시점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