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피하고 싶었던 ‘코로나 2차 유행’이 눈앞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신천지발(發) 집단 감염이 대구·경북을 휩쓸던 지난 4월 초순 이후 처음으로 감염자가 사흘 연속 60명대를 기록했다. 사찰·교회·요양원·오피스텔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속출하며 전국이 2차 유행 사정권으로 들어서는 양상이다.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설 만큼 2차 유행은 전세계적이다. 2년간 5억 명을 감염시킨 100년 전 스페인 독감보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돌연변이를 거치며 감염력이 6배가량 높아진 탓에, 치료제·백신개발에 대한 기대도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미국 국립감염병연구소가 “팬데믹은 이제 시작”이라고 한 데서 사태의 심각성이 잘 드러난다.

코로나 장기화가 기정사실화하는데도 정부는 근본적인 방역대책보다는 경제지표 단기 땜질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추경’이 지난주 통과됐지만 정작 시급한 ‘방역 뉴딜’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사상 최대인 35조1000억원 규모 추경에서 방역 관련 예산은 2%(6593억원)에 그치고, 그나마 의료기관 융자금 4000억원을 빼면 0.8%에 불과해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 일자리 예산도 시급한 역학조사·방역 관련이 아닌 데이터구축 요원 같은 불요불급한 알바 일자리로 대거 채워졌다. 방역이 무너지면 달아오른 백사장에 물붓기식으로 투입된 재원이 증발하고 만다는 점에서 비판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K방역’을 자화자찬하지만 100만 명당 사망자 수로 볼 때 아시아 49개국 중 24위, 감염자 수로는 20위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상황인식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성과도 의료인들의 헌신과 열정을 ‘갈아 넣은’ 결과일 뿐이다. 시민과 의료진이 버텨주는 사이에 과감한 보건인프라와 인적 투자가 뒤따라야 했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야외텐트와 임시 컨테이너 생활을 언제까지 버텨야 하느냐”는 방역현장의 원성에 귀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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