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울한 가을'에 대비할 때다
올 하반기 미국 경제를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평상시와는 거리가 멀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긴 어렵지 않아 보인다. 지난주 발생한 각종 이슈를 보면 그렇게 될 가능성은 더욱 명확해졌다. 경제 활동을 가장 일찍 재개한 일부 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근로자들이 업무에 대거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쯤에 바이러스가 진정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해 보인다.

투자자들은 올해 경제 전망을 재검토해야 할 것 같다. 경제 회복이 ‘V자’ 또는 ‘W자’, 아니면 ‘U자’인지에 대한 논쟁을 이미 넘어섰다. 이제 일상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세부사항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근로자들이 사무실에 촘촘히 앉아 근무하는 건 안전하지 않다. 좌석 배치를 바꾸고 칸막이를 올리면서 많은 직장에선 이전처럼 많은 근로자를 수용할 수 없게 됐다. 시차 출근제와 재택근무가 계속 필요한 이유다. 페이스북과 알파벳, 구글 직원들은 최소한 연말까지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재택근무·원격교육 지속될 듯

도심 커피숍이나 사무실 인근 식당, 비즈니스 센터, 체육관 등 출퇴근 인력이 매출을 올려주는 사업장은 고용 인원을 대폭 줄일 수밖에 없다. 힘든 가을철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역시 가을을 어떻게 맞을지 불투명하다. 미국 전역에서 대면 교육의 필요성이 커졌고, 학생 및 교직원의 안전 확보 조치도 이뤄졌다. 대부분 학교는 1주일 중 일부만 등교하고 나머지는 집에서 공부하는 절충 모델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자녀들을 돌볼 사람을 확보하지 못한 부모에게는 위기적 상황이 계속 전개된다. 일자리를 포기하는 근로자가 늘면서 소득 감소 및 구매력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방 및 주정부는 사회 활동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뉴저지주는 지난달 29일 외식 허용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뉴욕도 이달 1일로 예정됐던 식당 영업 허가를 연기했다. 일부 레스토랑에서의 식사가 가을까지 금지되고 나이트클럽과 영화관, 경기장 외출도 가을까지 금지될 것 같다.

바이러스 통제의 내용보다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경제회복에 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라지 레티 하버드대 교수는 미네소타와 위스콘신주가 서로 다른 시간에 제한을 완화하는 동안 그 인근 지역주에선 완화된 시간에 맞춰 통제를 해제한 주(州)로 소비 지출이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하면 지방당국이 활동 재개를 공식 선언하는 건 매우 의미 있어 보인다.
추가 재정투입 근거 높아져
단기 경제 전망도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사람들의 업무에 제약이 생겨 부모들은 아이의 돌봄과 개인의 돈벌이에 대한 양자택일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식당 등 서비스업 종사자 대부분이 일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이같은 가을철 상황은 아무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추가 재정 투입에 대한 근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국면이다. 정부는 백신 개발을 기다리는 동안 바이러스를 봉쇄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 경제가 보다 탄탄한 기반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리 =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저스틴 라하르트 WSJ 칼럼니스트의 ‘Brace for an Autumn of Discontent’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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