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수정 잇따르며 혼란 가중
일방통행식 규제 정책 벗어나야

최진석 건설부동산부 기자 iskra@hankyung.com
[취재수첩] '땜질 대책' 돼버린 6·17 부동산 대책

“‘6·17 부동산 대책’의 추가 해석을 요청합니다.” “비상식적 규제를 중단해 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24일 올라온 청원글이다. 6·17 대책 발표 후 1주일이 지났지만 청원글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는 거의 매일 추가자료를 통해 예외 요건과 보완 사항을 설명하고 있지만 혼란과 불만은 가중되는 분위기다.

금융위는 지난 23일 밤늦게 담보인정비율(LTV) 적용과 관련된 설명자료를 냈다. 인천 검단·송도 등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에 대한 대출 규정이 바뀌면서 불만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19일 전까지 청약에 당첨됐거나 계약금 납입을 완료했다면 종전의 비규제지역 LTV 70%가 적용된다. 하지만 잔금 대출은 통상 대출 신청 후 3개월 안에 집행돼야 하기 때문에 잔금일이 10월 이후인 경우엔 꼼짝없이 새로운 LTV에 맞춰야 한다. 금융위는 부랴부랴 “무주택자와 1주택 중 처분각서를 쓴 사람에 한해 중도금 대출 범위 한도에서 기존 LTV를 허용해주겠다”고 했다. 일부 예외를 인정해준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불만도 계속되고 있다. 청원게시판에서 자신을 ‘1주택 워킹맘’으로 소개한 청원인은 “지난달 인천 영종도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1주택 처분 조건에 약정하지 않았고 이는 전혀 불법이 아니었지만 이번 대책으로 ‘범죄자’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은행들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급기야 대출 실무자들이 궁금한 점을 모아 금융당국에 전달해 해석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재건축 2년 실거주 요건을 둘러싼 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정부 권유로 임대사업자가 된 이들이 날벼락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임대 기간에 실입주를 하면 처벌받는 임대사업자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규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자 국토부는 서둘러 예외 조항 마련에 나섰다.

서울 삼성동과 잠실 주변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제 역시 ‘사실상 주택거래허가제’ ‘재산권·거주이전의 자유 침해’ 등 논란이 커지자 추가 설명자료가 나왔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임대차 기간이 2~3개월 남은 주택은 매매 허가 대상”이라고 했다.

보완과 예외 인정이 잇따르면서 6·17 대책은 ‘땜질 대책’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23일 “이번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52% 폭등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21번 내놨으니 단순 계산으로 대책이 한 번 나올 때마다 집값이 2.5%포인트씩 오른 것이다. 통계 숫자가 규제만으로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걸 그대로 보여준다. 정부가 일방통행식 규제의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개선 방안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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