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절감한 신약개발 장벽…그래도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이번 계약 파기는 지난해 바뀐 사노피 경영진이 연구개발(R&D)을 개편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또 한번 신약개발의 진입장벽을 절감했을 법하다. 기술 수출을 통해 신약개발을 위한 국제 분업의 한 축을 갖게 됐지만 한계도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업체로서는 임상 3상 시험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돼 글로벌 파트너사를 찾을 수밖에 없지만 다국적 제약사의 R&D 환경이 바뀌면 기술 수출업체는 개발을 이어갈 수 없는 데다 오히려 손해를 볼 위험도 있다.
그런데도 한미약품이 신약개발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3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지난해 말 미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사노피가 계약을 파기해도 다른 분야에서 신약개발의 성과가 나올 여지가 많다.
코로나 사태로 한국의 진단키트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신약개발에서도 글로벌 분업구도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이 없다. 기술수출 모델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내부 연구, 인수합병 등으로는 R&D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가능했다. 코로나 사태로 다양한 글로벌 분업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바이오헬스의 마지막 관문인 신약개발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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