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이 독주하던 품목들이 잇따라 중국 기업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공세는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경제위기에 봉착해 있는 틈을 노린 것이어서 더 위협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중국의 공세부터 막아야 할 판국이다.

조선산업에서 한국이 독식하던 LNG(액화천연가스)선부터 그렇다. 중국의 후둥중화조선이 최대 120척까지 발주가 예상되는 카타르 LNG프로젝트의 1차 물량(16척)을 따냈다.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해온 TV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도 마찬가지다. 중국 3위 업체 HKC가 내년 2월부터 중국 내 첫 대형 OLED 패널 공장을 가동한다. 스마트폰용 중소형에서 TV용 대형으로 옮겨가는 중국의 공세로, OLED도 LCD(액정표시장치)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한국이 최초로 상용화한 5G 시장은 이미 역전됐다. 5G 장비에서 선두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1위를 내줬다. 삼성은 올해 1분기 5G 스마트폰에서 점유율 34.4%로 1위를 지켰지만, 2위 화웨이(33.2%)가 바짝 따라붙은 형국이다. 화웨이 비보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의 점유율(60.6%)이 압도적이다.

이런 추세면 한국이 기술 우위를 지키고 있는 반도체도 불안하다. 시스템 반도체는 물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는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도 중국의 공습이 거세다. 한국이 새 먹거리를 개척하기도 전에 주력 품목들이 중국에 다 넘어가는 끔찍한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코로나19를 틈탄 중국의 역습에 대응할 산업전략부터 다시 짜야 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