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로 급락했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각종 경기지표는 본격적인 실물경기 침체를 알리고 있어 향후 경기전망을 둘러싸고 혼선이 커지고 있다.

미국 S&P500지수는 4월 한 달간 18% 올랐다. 월간 상승률로는 33년 만에 최대다. 반면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은 -4.8%(연율)로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악을 기록했다. 유럽도 비슷하다. 범유럽권 지수인 Stoxx600은 4월에 9% 올랐지만 유로존의 1분기 성장률은 -3.8%로 관련 통계 작성 후 최악을 기록했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 CNBC는 4월 뉴욕증시의 움직임에 대해 “월가 대부분의 미움을 받은 랠리”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코로나로 인한 고통을 외면했을 뿐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3일자 사설에서 ‘시장이 경제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 이전부터 미·중 무역전쟁, 과도한 기업부채 등의 문제로 이미 기울고 있었는데 금융시장은 지나치게 ‘희망’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도 다르지 않다. 코스피지수는 4월 한 달간 16% 올랐지만 1분기 성장률은 -1.4%로 2008년 후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24% 줄어 무역수지 흑자행진이 99개월 만에 멈췄다.

일부 전문가들은 각국이 코로나 지원책을 쏟아내고 중앙은행들은 전례 없는 돈풀기에 나서고 있어 최악은 넘겼다는 평가를 내린다. 주식시장이 실물경제를 선행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하지만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4월부터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기침체는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사실 코로나 쇼크 전부터 우리 경제는 심각한 ‘기저 질환’을 앓고 있었다. 비교적 경기가 좋은 상황에서 위기를 맞은 미국 유럽 등과는 다르다. 최근 국내 금융시장 반등은 풍부한 유동성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매수 성격이 짙다.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주가가 오르고 코로나 확진자 수까지 줄어들면서 사회 전반에 낙관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기가 살아난다는 신호는 좀체로 찾기 힘들고 코로나 역시 언제 2차 유행으로 이어질지 모른다. 경제와 방역 모두 한시도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