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9일 한은 금통위, 비은행 금융회사 대출 방안 확정하나
무섭게 치솟기만 하던 국내 기업어음(CP) 금리가 지난 주말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 3일 A1등급 91일물 CP 금리는 전날보다 0.04%포인트 내린 연 2.19%에 마감했다. 13일 만의 하락세였다.

2일 정부가 조성한 총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고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한국형 양적완화’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CP 금리 상승세는 꺾일 줄 몰랐다. 그러자 이주열 한은 총재는 2일 오후 주요 간부를 모아 회의를 열고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회사에 직접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한은이 실행에 옮기면 사상 초유다. 한은이 외환위기 때 비은행 금융사에 지원한 적은 있지만 당시엔 증권금융과 신용관리기금을 통해 우회 대출했다.

3일 CP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한은의 이런 방침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날 3년 만기 AA-등급 회사채는 다시 오름세로 바뀌어 국내 자금시장은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월요전망대] 9일 한은 금통위, 비은행 금융회사 대출 방안 확정하나
한은의 비은행 금융회사 대출은 이르면 오는 9일 확정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날이다. 한국은행법 제80조는 ‘영리기업’에 대출하려면 금통위원 4명 이상의 찬성을 받도록 하고 있다. 금통위원들이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으로 금융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선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한은의 RP 무제한 매입 조치 효과를 좀 더 지켜보면서 추후 별도의 임시 금통위를 열어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은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변경 여부도 결정한다.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지난달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지 얼마 되지 않아서다.

이번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2월 이후 국내 경제 및 금융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도 대거 나온다. 한은은 3월 금융시장 동향을 8일 내놓는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대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알 수 있다. 10일엔 2월 통화 및 유동성을 발표한다. 앞선 1월 통화량(M2 기준) 증가율은 7.8%로 7%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2월 증가율은 얼마였을지 주목된다.

나랏빚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도 공개된다. 기획재정부는 7일 월간 재정동향 4월호를 발간한다. 2월 국세가 얼마나 걷혔는지 나온다. 1월엔 국세가 전년보다 덜 걷혔다. 기재부는 같은 날 지난해 국가부채 규모를 담은 2019회계연도 국가결산도 발표한다. 2018년 1683조원이던 국가부채가 한 해 동안 얼마나 더 급증했을지 관심이다.

삼성전자가 7일 1분기 잠정실적(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공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기업들은 이번주부터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얼마나 큰 실적 타격을 받았을지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