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극을 방불케 하는 펀드 운용으로 물의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 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한경 3월 21일자 A1, 3면). 드러난 피해만도 5조원에 육박하고 수개월째 금융감독원 조사와 검찰 수사까지 받는 와중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문투성이다. 여당 주변의 정치권 유력 인사 연루설까지 그럴듯하게 나돌고 있다.

‘라임사태’는 지난해 한경 특종보도로 부실·불법 운용이 드러난 이후 의혹이 커져 왔다. 편법적 장외거래, 정상펀드에서 부실펀드로 자금 빼돌리기, 시세 조종에 이어 수백억원 규모의 자금 횡령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지난 1월 두 차례에 걸친 고객 돈 빼돌리기는 금감원이 반년 넘게 끌어온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에 이뤄졌다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라는 라임의 펀드 운용과 고객 자금 관리 실태는 문제투성이다. 불법 행위와 연관된 주요 관련자 중 다수가 이미 행적을 감춘 가운데 ‘수십억원 정계 로비설’까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들과 동향·동창 사이로 거론되는 금융계 안팎 인사들의 역할에 관한 숱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과거의 ‘권력형 게이트’와 다를 게 없는 대형 스캔들이다.

검찰은 철저하고 확실한 수사로 한 점 의혹도 남김 없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금감원도 자본시장 건전화를 위해 역량을 총동원해 무엇이 문제였고, 왜 그렇게 됐는지 밝혀내야 한다. 더구나 금감원은 직원 연루설에 대한 사실관계에 의문점이 남지 않도록 해야 감독당국 본연의 업무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라임 스캔들’을 수사해온 서울남부지검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폐지되면서 검찰 수사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수사팀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런 스캔들의 전모를 밝혀내지 않은 채로는 자본시장 발전도, 금융산업 선진화도 연목구어일 뿐이다. 썩은 사과를 내버려두면 사과 상자 전체가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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