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실력차 확인
디지털 투자 늘리고 수용도 높여야

최원호 < 한국무역정보통신 전무 >
[기고] 마윈의 코로나 마스크와 디지털 전쟁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는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다. 마윈 전 알리바바 회장이 한국에 마스크 100만 장을 지원한다는 소식은 그가 주도해온 디지털 세상에 대한 복잡미묘한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1999년 창업한 알리바바는 2003년 중국을 강타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계기로 중국 이베이를 제압하고 급성장했다. 그런 기업사를 가까이에서 접한 경험에 비춰 ‘마윈의 마스크’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클라우드 경제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상거래는 물론, 디지털 헬스케어, 온라인 교육, 클라우드형 전시·컨벤션 등 언택트(비접촉) 연계 비즈니스가 급격히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그런 클라우드 경제 흐름의 중심에는 알리바바, 구글 같은 글로벌 디지털 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글로벌 디지털 기업은 빅데이터·인공지능(AI)·로봇 등의 첨단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어떤가. ‘확진자 앱’은 한 민간인이 먼저 개발해 배포하고, 원격진료 또한 ‘일시적이고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디지털 강국과의 기술 토양 차이만 확인해야 하는 현실이다. 사회적 갈등 조정을 서두르고, 디지털 경제에 대한 사회적 수용도를 높여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디지털 쓰나미’를 차단할 플랫폼 방화벽을 굳건히 세우고, 디지털 경제란 전장에서 명운을 건 한판 승부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포함된 디지털 경제·무역 진흥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미 전자상거래, 핀테크(금융기술), 공유경제 등 디지털 경제·무역의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을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둔 우리로서는 절체절명의 생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언택트 마케팅 강화’ 등 단기 대응책은 물론 ‘디지털 경제·무역플랫폼’ 같은 국가적 기반 인프라를 더욱 경쟁력 있게 구축하고 실전에 활용해야 한다. ‘디지털 혁신 범국민 추진위원회’ 같은 국민적 총의와 자원을 하나로 묶는 추진체를 운영해 ‘디지털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정지된 듯 보이는 지금도 디지털 강국들은 디지털 패권 장악을 위한 준비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도 서둘러 ‘디지털 대한민국’을 구축하고 강화해야 한다. 디지털 세상은 승자독식의 비정한 전장이다. ‘적당히’가 통하는 세상이 아니다. 마윈의 배려는 고맙지만 그의 미소 뒤에 비치는 ‘디지털 패권 전략’을 간파하고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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