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경제 위기에 Fed·韓銀 등 각국 잇따라 금리 내려
기업·경제 활력 살릴 대책 없으면 자산시장 '거품' 등 부작용
총선에만 몰두하는 정부·여당, '코로나 이후' 책임질 수 있나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취하고 있는 ‘돈 풀기’ 조치에 발을 맞춘 것이다. 앞서 미국 중앙은행(Fed)은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00~1.25%에서 0∼0.25%로 1%포인트 낮춰 2015년 12월 이전의 ‘제로 금리’ 수준으로 돌아갔다. Fed를 비롯해 유럽중앙은행(ECB) 캐나다은행 영국은행 일본은행 스위스중앙은행 등 6곳이 스와프금리(통화를 빌려주고 받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한은의 이번 금리인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환율하락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지나치게 벌어지면 경제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가 위기 극복에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오랜 기간 저금리 상태가 지속돼온 데다 현 상황에서 금리가 더 낮아진다고 기업투자가 크게 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금리인하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와 기업의 활력을 되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 수단 중 하나일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금리인하가 효과적으로 작용하려면 반드시 살려야 할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최악의 상황에서까지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각종 규제 철폐가 병행돼야 한다. 이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 전 세계 주요국에서 잇따라 시행에 나선 정책이기도 하다. 이런 정책들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돈이 산업계로 흘러들지 않고, 자산시장의 ‘거품’만 키우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최근 행보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을 면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킨 것은 정치권이 4·15 총선 승리에만 혈안이 돼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소중히 키워야 할 혁신기업을 뿌리째 뽑아버린 사례로 꼽힌다. 궤멸 직전에 몰린 항공업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책 마련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것도 산업계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들은 최대 3000억원 규모 대출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항공 분야 긴급 지원 대책’을 내놨다가 “실효성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한 달에 걸쳐 지원방안을 조정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주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규제로 체력이 방전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급랭이라는 급성질환이 덮쳤다. 체질개선이 병행되지 않는 가운데 긴급 수혈에 의존한 급성질환 치료에만 신경 쓰다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언제든 위중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의 건강을 회복하는 차원을 넘어 그보다 더 건강해지려면, 정확한 처방에 따른 치료가 필수라는 사실을 정부와 정치권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