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어느 독일 공대 교수의 고민
“공학수업에 어떻게 윤리 교육을 접목할 수 있을까?”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SNS ‘리서치게이트’에 독일 대학의 전자전기공학과 교수가 이런 질문을 올린 적이 있다. 그는 학부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파공학 수업에 자연스럽게 윤리성 교육을 포함할 방법에 대해 자문했다.

시스템설계를 담당하는 교수는 ‘설계 과정에서 그 결과가 사회 혹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어떤 교수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의 윤리규정과 관련 기사에서 해법을 찾아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윤리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만 해도 윤리성에 대한 화두를 새롭게 던지는 존재다. AI도 개발자의 도덕관과 편견이 그대로 반영돼 편향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 교육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도덕과 윤리성임을 상기시킨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계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그 근간은 윤리적 사고에 둬야 한다. 마틴 루터 킹도 1947년 ‘교육의 목표’라는 글에서 “교육이란 학생들에게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가장 위험한 범죄자는 뛰어난 사고력을 가졌지만 도덕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역설했다.

올바른 가치관과 윤리성은 언뜻 보면 과학기술이나 성공과는 관계가 없는 단어처럼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윤리와 도덕성이 배제된 연구는 학계의 신뢰를 잃고, 학문분야 발전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한 미국 대학의 창업과목 기말고사에 ‘창업에 실패해 기업을 정리할 때 필요한 것, 특히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방안을 서술하시오’란 문제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는 벤처사업가가 실패에 이른다고 하더라도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실패를 축적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음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알리바바의 경우 2011년과 2012년 직원이 연루된 부패행위가 적발됐지만, 마윈은 연루자들을 찾아내 투명하게 대응하며 위기를 탈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 명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도덕성과 윤리성은 어떤 경우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청년들이 인류의 밝은 미래를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아닐까. 마틴 루터 킹이 말했듯 말이다. “지성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지성에 인격을 더한 것-바로 그것이 교육의 진정한 목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