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 호황'…민낯 드러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상륙한 지 50일가량 지났다. 그 사이 확진자 수는 7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 수는 50명(8일 오전 기준)에 달하게 됐다. 국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까지 잔뜩 얼어붙었다. 이번주부터는 지난달, 또는 이달 기준 경제 관련 지표가 속속 발표된다.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본격적으로 반영한 숫자들이 하나둘씩 나오는 것이다.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11일 통계청이 발표하는 2월 고용동향이다. 고용동향은 지난 1년여간 외견상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은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56만8000명 늘면서 고용률이 1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숫자로 나타난 ‘일자리 호황’이 1년간 이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작년 초부터 정부가 재정을 풀어 단기 일자리를 크게 늘렸다. 늘어난 일자리를 보면 60대 이상 36시간 이하 일자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월요전망대] 재정으로 만든 '일자리 호황'…민낯 드러나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앞서 2018년 2월부터 1년간 취업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고 실업률이 치솟는 이른바 ‘고용 참사’가 나타났으며 이 현상은 1년간 이어졌다. 그러자 ‘전년 동기 대비’ 통계를 보여주는 고용동향의 특성상 지난해 2월부터 1년간은 매월 고용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온 것이다. 그런 점에서 11일 발표되는 2월 고용통계는 지난 1년간의 ‘재정 일자리 효과’와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사라지면서 고용시장의 진짜 민낯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충격도 2월 고용동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2018년의 고용참사가 올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3일 최근경제동향(그린북) 3월호를 내놓는다. 지난달 24일 발간한 2월호에서는 “작년 4분기 경기 개선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었지만 최근 발생한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성장 및 한국 경제의 회복 흐름이 제약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엔 국내 확진자가 2명에 불과한 시점이었다. 그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그린북의 경기 표현은 한층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2일 내놓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도 주목해봐야 한다. 보고서엔 최근 통화신용정책 여건과 앞으로 정책 운용 방향이 담긴다. 한은의 통신보고서를 통해 향후 금리 인하 시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한은이 인하 시기를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커졌다. 다음 금통위가 예정된 4월 9일 이전에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낮출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은 오는 13일 2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발표한다. 1월 수출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 떨어져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