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라하르트 < WSJ 칼럼니스트 >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코로나19 경제 여파 '이번엔 다르다'

‘이번엔 다르다’는 투자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조언이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선 그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 인류보다 오래됐고 경제 불안도 시장만큼 오래됐지만 오늘날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세계와 전염병의 결합은 독특하다. 세계화는 국지적인 혼란을 확대했고 정부의 부양책은 이미 생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기술도 이전보다 훨씬 더 발전했다.

비교적 빨리 종식됐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지금의 바이러스를 이해하는 데 잘못된 본보기를 제공한다. 하지만 월가 사람들은 코로나19가 오래 지속되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라는 증거가 쌓여도 여전히 사스 때와 비교한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불과 몇%포인트만 하락할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도 그런 비교에서 나온다.

韓·中의 부품 공급 붕괴 치명타

현실적으로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하나는 바이러스가 중국, 한국, 이탈리아 등 의료진의 열정 어린 노력으로 억제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퍼지는 것이다. 일부 학자는 확률을 합리적으로 계산할 만한 충분한 자료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중국 확진자 수가 천천히 증가한다는 건 그곳의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여전히 발견되지 않은 사례가 많을지도 모른다.

경제적인 면에서 한국과 중국의 공급망 붕괴는 바이러스가 억제된다고 하더라도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게 문제다. 제조업체들이 중간재 공급자로부터 부품을 조달받는 데 의존하는 체계에서 여유 재고가 줄어 없어지는 건 최악의 상황이다. 자동차산업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 납품업체들이 부품을 제조할 수 없는 현실이어서 사소한 부품이라도 부족하다면 전 세계 조립업체는 강제적으로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의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지난해 530억달러였다.

현대자동차와 닛산은 바이러스로 인해 자국 내 생산을 중단해야 했다. 다른 기업들은 마진을 줄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국 제조업체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중국산 부품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비행기로 실어날랐다고 전해진다. 폭스바겐 또한 중국에서 대부분의 합작회사 공장이 다시 가동된다지만 공급망과 물류 지체에 직면해 있다.

경기부양책도 안 먹힐 듯

각국 정부는 지난번 경제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과 통화 부양책을 사용했다. 이번에는 아마도 더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미국의 재정 적자폭이 기록적으로 늘어나고 세계 금리가 사상 최저에 가깝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경기 부양책은 지금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다.

기술은 양날의 칼이다. 제트기 여행과 소셜미디어는 전염병과 정보 전염의 확산을 더 빠르게 했지만, 사회적 격리 기간을 견뎌낼 수 있게도 해준다. 원격으로 가족을 즐겁게 하는 건 낯선 사람과의 접촉 제한을 더 쉽게 한다. 우리가 중국에서 목격한 것처럼 교육도 원격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궁극적인 치료 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게놈을 해독하고, 그것에 근거해 단시일 내 백신을 개발할 수도 있다. 17년 전 사스가 유행했을 때 그것은 공상과학이었다. 투자자들이 코로나바이러스 각본을 찾으려고 애쓰는 일은 허사일지도 모른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인 저스틴 라하르트와 스펜서 자카브, 스티븐 윌멋이 기고한 ‘The Coronavirus Scare: This Time Is Different’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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