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1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공개한 한국전력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관계없다”고 애써 강조했다. 매 분기 실적 발표 때

해오던 소리다. 한전이 밝힌 실적 부진의 이유는 냉난방 전력수요 둔화로 인한 전기판매 수익 감소 등이다. 그러면서 “전력생산 비용이 가장 싼 원전이용률이 2018년 65.9%에서 2019년 70.6%로 올라 이 부문에서는 비용절감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원전이용률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원전이용률이 전년에 비해 상승한 것은 맞다. 그러나 기간을 넓게 보면 2015년 85.3%→2016년 79.7%→2017년 71.2%→2018년 65.9%로 꾸준히 하락했다. “원전이용률을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면 지난해처럼 실적이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후 원전이 증가하면서 정비기간이 길어진 게 원전이용률 하락의 원인”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환경단체 등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가 안전검사를 지나치게 까다롭게 하는 것을 근본 배경으로 지적한다.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한전과 정부는 매 분기 실적 발표 때 원인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되는 탈원전을 빼고 다른 요인들을 대려니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진짜 이유’를 밝힐 때가 됐다. ‘변죽 울리기’로 주주들과 국민들을 설득시키기에는 한전의 최근 실적과 처한 상황이 너무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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