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위기가 닥쳤을 때 더 강해지는 DNA가 있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위로하며 고통을 나눈다.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날벼락을 맞은 대구에서는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안 받거나 깎아주는 등의 미담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전국의 수많은 이가 ‘대구·경북 힘내라’는 응원과 함께 성금·성품도 보낸다. 하지만 이런 선의만으로 초유의 사태를 넘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한민국이 멈춰섰다’는 지금,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상공인들이 처한 어려움은 절박하다는 말로도 모자란다. 상가·시장마다 휴업·휴점이 즐비하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 다른 지역 상공인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거리에 인적이 끊기고, 회식·모임은 거의 취소돼 소상공인 98%가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도 무섭지만 장사가 안 돼 가게문 닫을까 더 걱정”이라는 한 상인의 탄식이 상황을 극명하게 대변한다. 중소기업들도 부품 조달, 판매·유통, 인력 수급이 모두 차질을 빚으면서 가동 중단을 밥 먹듯 하는 처지다.

‘코로나 폭격’을 맞은 상공인들은 문자 그대로 초토화될 판이다. 불가항력이고 옴짝달싹 못할 상황이면 천재지변과 다를 게 없다. 정부와 금융권이 상공인 지원에 나섰지만 그런 정도로는 언 발에 오줌누기이고, 신용·담보 부족으로 그림의 떡이기 일쑤다. 이대로면 대량 폐업과 실업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대구를 찾아 “사회·경제적 피해를 덜기 위해 특단의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고, 정부는 10조원 이상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다. 이 ‘죽음의 고비’를 넘길 수 있도록 천재지변에 준하는 소상공인 지원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일체의 정치적 고려가 있어선 안 된다. 차제에 코로나 사태 전부터 내수경기가 추락한 요인들을 찾아 과감히 고쳐야 할 것이다. 한시가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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