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하나 같은 사람 없는데도
대개는 차이 인정 않고 시기
정치인이 대중의 이런 심리 이용
불평등 없앤다고 간섭하지만
그럴수록 저소득층만 타격

정부 개입 줄여 민간경제 살려야

안재욱 <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 >
[다산 칼럼] 불평등이 정치 의제가 되는 이유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오스카상을 받았다. 이를 축하하기 위해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오찬을 함께했다. 그 자리에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을 최고의 국정 목표로 삼았는데, 그게 반대도 많이 있고 속 시원하게 금방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매우 애가 탄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불평등 문제를 고발하거나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간 갈등을 그린 영화가 아니다.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에 위장 취직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을 뿐이다. 그런 영화를 우리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고발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문 대통령이 불평등 해소정책과 연결해 언급한 것은 불평등이 얼마나 인기있는 정치적 의제인지를 잘 보여준다.

불평등이 인기있는 정치적 의제가 되는 이유는 영원히 해소될 수 없는 인간사회의 조건과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는 데에 있다. 자연의 산물 하나하나가 모두 다르듯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그래서 사람들 각자가 창출해내는 소득과 부(富) 간에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은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보다 잘살거나 앞서가는 사람을 시기하고 질투한다. 그런 마음들이 표출돼 불평등이 정치 문제로 부상하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동일하게 되겠다는 시기심과 질투심은 선동적인 정치인을 낳는다. 그들은 부자에 대한 가난한 사람들의 잠재된 적개심을 불러일으켜 인기를 얻고, 부자들의 탐욕과 부패를 과장하며 많은 것을 약속한다. 법령과 규제를 통해 인위적으로 사람들의 부와 소득을 평등하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할수록 불평등과 빈곤, 비참함은 더 심해진다. 전체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회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정권 출범 때부터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롯한 각종 정책을 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득불평등은 더욱 심해지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해 문 대통령의 애를 태웠다.

그런데 소득불평등이 더 심화되고 저소득층의 소득이 감소한 것은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의 간섭과 개입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정부의 간섭과 개입이 늘어나면 기업과 기업가의 혁신적 활동이 줄어 경제성장이 둔화된다. 경제성장이 둔화되면 일자리가 줄고 소비가 감소한다. 일자리를 잃은 서민과 소비 감소의 영향을 받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감소한다. 반면 임금 이외의 소득이 있는 사람과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경제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생활과 저축이 가능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소득 격차가 커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불평등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누리는 생활수준 향상이다. 그것은 정부가 계획하고 강요하며 명령하는 체제가 아닌, 민간이 주도하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는 체제에서 가능하다. 소득불평등은 인간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임을 인정하고, ‘가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더 많이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정부의 개입과 간섭을 줄이는 방향으로 국정 목표를 잡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민간경제를 활성화해 경제가 살아나고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소득재분배 정책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가격 통제나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정책은 지양해야 한다. 물론 부자들이 가진 것을 가져다가 나눠주면 일부 사람의 사정을 일시적으로 개선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재분배 정책은 기업가와 자본가의 노력을 좌절시켜 모든 국민의 처지를 악화시킨다. 국민들도 시기심과 질투심 때문에 정부가 개입하게 해 자기보다 나은 위치에 있는 사람을 못살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더 못살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또 정부의 개입과 간섭이 심해질수록 정실주의가 만연해져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정치인, 정부 관리와 연줄이 있는 사람들의 소득과 부는 증가하고 그렇지 못한 서민의 삶은 더욱 악화된다. 기본적으로 ‘내 삶은 내가 책임진다’고 생각할 때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고 사회적 통합이 이뤄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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