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시작으로 ‘새해 부처별 업무보고’ 일정을 시작했다. 형식은 각 부처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상의하는 것이지만 사실상 대(對)국민보고 성격이 강하다. 집권 4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최근 부쩍 강조하고 있는 규제완화와 산업혁신을 어떻게 구체화해갈 것인가 하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어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보고에서는 각각 ‘과학기술·AI(인공지능) 발전’과 ‘한류콘텐츠·미디어산업 성장’이 키워드였다. 여러 논의가 오갔지만 앞으로 성패의 핵심은 과감한 규제 철폐로 수렴될 수밖에 없다. 규제 개혁으로 ‘정책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면서 신산업이 마음껏 뛰게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다른 부처의 업무보고도 규제 철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규제 목록이 구체화되고 우선순위에 맞춰 철폐일정(로드맵)까지 제시돼야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올 수 있다.

규제 개혁은 정부 스스로 약속해 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신년 합동인사회에서 “신산업 진입과 성장을 가로막는 기득권 규제를 더 과감하게 혁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총리도 취임사 등을 통해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기업가 정신을 고양하는 데 정부 사활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각 부처 업무보고도 확 바뀌기 바란다. 백화점식 업무 나열이나 장밋빛 청사진 발표는 지양할 때가 됐다. 장기불황 국면에서 분투하는 기업은 물론 일반 국민에게도 규제 개혁이야말로 실감나는 정부의 새해 중점업무가 될 수 있다. 부처별 규제 폐지목표를 설정하고, 로드맵까지를 정 총리가 직접 지휘해 성과를 내 보는 것은 어떤가. 가능하면 분기에 한 번 정도 대국민 경과보고회도 열면서 전임 총리가 못 지킨 철폐 약속까지 조기에 이행한다면 입법부 수장이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문제 제기나 논란도 많이 덜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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