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주목되는 새해 한·미 연합훈련

북한이 새해 첫날부터 대미(對美) 강경 노선을 천명하면서 ‘충격적인 행동’을 예고하자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북한 행동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중단·축소했던 한·미 연합훈련을 전면 재개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 양국은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방침에 따라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3대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지난해 봄에 예정됐던 연합 상륙훈련 ‘쌍용 훈련’과 연합 공군훈련 ‘맥스선더 훈련’, 연말의 또 다른 연합 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도 연기했다.

한·미 연합훈련은 그동안 안보 상황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최초의 연합훈련은 1969년에 ‘포커스 레티나’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1968년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과 북한의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이 계기였다. 1970년대 주한미군 감축 후 ‘팀 스피리트’로 훈련명이 바뀌었고, 1993년 북한 핵 동결 협상을 위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2009년부터 ‘키리졸브’라는 이름으로 해오던 훈련이 2018년 중단되자 미국 안팎에서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 등은 “연합훈련 취소가 아무런 이득 없이 김정은에게 엄청난 선물만 안겨줬다”며 훈련 전면 재개를 촉구해왔다.

한·미 동맹과 연합훈련의 궁극적인 목적은 전쟁 억제다. 훈련 중단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한·미 주요 군 장교의 보직 기간(1~2년)과 한국군 병사의 복무 기간(22개월 이내)을 감안할 때 1년 이상 제대로 훈련을 못 하면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미국은 ‘훈련 안 된 군대를 전장에 투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길 가능성이 낮고 미숙련 병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일이기 때문이다.

에스퍼 국방장관의 “훈련 재개 검토” 발언에 따라 통상 3~4월에 실시했던 키리졸브연습과 독수리훈련이 올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가 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드론 공습으로 제거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시점에서 나온 언급인 만큼 무게감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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