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사람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과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이 있다. ‘간절하다’는 것은 후자의 경우에 ‘꼭 하고 싶은데 도저히 안 된다. 그래도 끝까지 해보련다’는 비원(悲願)을 담아 함직한 말이다. 그런 ‘간절하다’는 투의 말이 여당 의원들 입에서 나왔다.

지난주 금융계 신년인사회에서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데이터 3법을 20대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며 “정치가 금융 혁신의 장애물이 돼선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데이터 3법의 국회 통과가 간절하다”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에 동조하며 한 말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데이터 3법과 벤처육성특별법 등이 자유한국당 때문에 한 달째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며 야당 탓을 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은 그런 말을 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봤어야 했다. 데이터 3법 국회 통과가 정말 온 힘을 다해 노력했는데도 안 된 것이었는지를 말이다. 여당은 위헌 논란까지 있는 이른바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소수 정당들과 뒷거래까지 해가며 제1 야당의 강한 저지를 무릅쓰고 강행 통과시켰다.

데이터 3법이 여당에 정말로 간절했다면 이들 두 법처럼 밀어붙였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유리한 법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고 데이터 3법 같은 경제활력 관련 법안은 뒤로 미루다 이제와서 ‘간절하다’며 그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것은 어이없고 무책임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데이터 3법은 여야가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사소한 이견으로 처리가 무산됐다. 지금은 선거법 등의 강행처리 여파로 국회가 파행되면서 다른 경제 관련 법안들과 함께 발목 잡혀 있다. ‘의사진행 방해’를 하는 야당도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국회 파행의 원인 제공을 한 여당의 책임이 더 크다. 언제까지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유권자들을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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