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친절한 남양주 씨'
경기 남양주시의 식료품 제조업체 코스모스제과는 2017년 말 인근 광릉테크노밸리 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으려다 난관에 봉착했다. 대상 부지의 절반이 분양이 아니라 임차용이었고, 업종도 기계장비제조로 한정돼 있었다. 남양주시 공무원들이 나서 산업단지 관리 주체인 경기도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찾아다니며 규제 해제를 설득했다. 그 덕분에 회사는 4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100여 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됐다.

남양주시 공무원들은 공장 밀집 지역의 일부 기업이 상수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자 예산 1억7000여만원을 확보해 상수관로 공사를 해 주기도 했다. 이들이 기업 애로를 해결한 사례는 올 들어서만 128건에 이른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남양주시는 ‘2019 기업환경 우수지역 평가’에서 ‘경제활동 친화성’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심사를 맡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규제학회는 “공무원의 적극적인 행정이 남양주의 성공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남양주시는 최근 3년간 광릉테크노밸리에 플라스틱 버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우진프라스틱 등 127개 기업을 유치해 2000억원의 투자를 이끌었다. 일자리도 2100여 개 늘렸다. 청년 고용 확대는 물론이고 미국과 베트남, 브라질에 수출 거점을 마련하는 등 지역 기업들의 해외 진출까지 돕고 있다.

남양주시는 2021년 착공할 왕숙신도시에 판교테크노밸리 두 배 규모의 산업용지(140만㎡)를 마련해 첨단산업을 유치하기로 했다. 양정역세권 복합단지도 직주근접형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조광한 남양주 시장은 “민원 해결에 적극행정을 펼치는 직원에게는 인사가점을 주는 등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기업 활동이 왕성하면 도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삶의 질이 높아진다. 일본 도요타시는 도요타자동차 본사를 유치하기 위해 고로모라는 원래 도시 이름을 바꾸기까지 했다. 이후 도요타 공장과 부품업체들이 이곳으로 몰리면서 43만 명의 인구가 번영을 누리고 있다.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도시가 늘어날수록 국가 경제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도 그만큼 풍요로워진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