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진흥공사 경영 안착에 앞서
해운사 경영부담 완화에 주력해
신기술 도입영업력 강화 도와야"

전준수 <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교수 >
[분석과 전망] 해운강국 재건 가속하려면

정부는 2017년 2월 한진해운 파산 후 한국 해운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5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2022년까지 해상운임 수입 50조원, 실질 소유선대 1억중량t 그리고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화물적재능력) 113만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 공산품 수출입 화물을 위해 컨테이너 2만3000개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선 12척을 건조해 유럽항로에 투입하고, 1만8000개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선 8척을 미주 서해안과 파나마운하를 통과해 미주 동해안까지 서비스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려 한다. 이 가운데 유럽노선 서비스를 위한 12척은 내년 중 모두 건조해 투입될 예정이며, 미주 서비스를 위한 8척도 2021년까지는 건조를 끝낼 것이다.

총 투자재원은 컨테이너 기기 구입비용까지 감안할 때 6조원 가까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재원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후순위 보증을 포함한 정부 지원으로 조성된다. 세계 해운사를 돌이켜봐도 이례적인 정부 지원이다.

문제는 금융지원에 따른 보증수수료가 과도해 현대상선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해운산업에 대한 신조선 금융은 연 0%대로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보증수수료까지 포함하면 금융비용이 연 6%를 넘는다. 총론에서는 해운산업 재건 금융지원에 동의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금융기관들이 채산성을 양보하지 않는 것이다.

해양진흥공사는 작년에 설립돼 빠른 경영정상화와 정부의 공기업 평가에 대비하기 위해 높은 보증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해양진흥공사의 설립목적은 한국해운의 빠른 재건이며, 해운재건에 실패하면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조직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른 보증기관에 대해서도 보증료 인하를 위한 설득에 적극 나서는 게 맞다. 현대상선에 뼈를 깎는 원가절감을 요구하듯이 스스로도 그런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 재무비용의 획기적인 개선이 없다면 신조선이 구현할 수 있는 운항원가 경쟁력이 상당 부분 훼손될 것이다.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가 3년 전 1만8000TEU급 대형선을 투입하면서 시작된 파멸적 경쟁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따라갈 수 없는 많은 정기선 선사들은 시장에서 도태될 운명이다. 신조선이 만들어주는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상선이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 이유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했기 때문에 척당 2만3000TEU를 다 채우지 않아도 된다. 같은 얼라이언스 회원 선사들과 공동으로 선적하기 때문에 우리의 몫은 1만3000개 정도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의 영업력이 강화되는 대로 우리의 적재공간을 늘려 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해외에서의 적재량은 전체 선적량의 70% 정도다. 해외 영업력 강화에 더 매진해야 한다. 현대상선의 해외 영업력에 우리나라 정기선 해운의 명운이 달려 있는 것이다.

2020년 세계해사기구(IMO) 의 환경규제는 해운의 가장 큰 위협으로, 새로운 혁신을 해운에 요구한다. 저유황유 가격 상승이 선주들의 추가적인 연료유 비용부담을 2배 가까이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노후선박의 시장퇴출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된 선주들에게는 이익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IMO의 목표가 달성되면 2050년 화석연료는 거의 사라지고, 수소·바이오연료·연료전지 등 선박연료의 구성이 완전히 달라지게 될 것이다. 환경친화 연료를 기반으로 새 엔진을 장착한 신조선 건조와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해운으로 변하는 질적 경쟁력이 새로운 해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현대상선의 재정적 안정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런 질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2020년을 한국해운 대도약의 첫 해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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