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금지 등 고가주택 대출 규제 대폭 강화,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세율 인상 등을 담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다. 문재인 정부 들어 18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시행 부작용 등으로 서울·수도권 집값이 급등하자 세제·대출·청약 전반에 다시 강도 높은 규제조치를 꺼내든 것이다.

정부는 추가 대책도 시사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투기적 매수세로 인해 서울 등 일부 지역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강력한 추가대책을 주저없이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부 의도대로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으면 ‘투기 억제’에 초점이 맞춰진 또 다른 초강력 규제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투기 탓으로만 돌리는 수요 억제 위주 대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 집값 급등세가 확산되는 것은 저(低)금리에 따른 시중유동성 증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신규 주택 공급 급감 예상, 대입 정시모집 확대로 인한 서울 강남 수혜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런 구조적인 요인들을 감안하지 않은 초강력 규제책은 공급을 더 위축시켜 주택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할 뿐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규제책은 거래 절벽, ‘로또청약’ 광풍, 풍선효과 등으로 인한 집값과 전셋값 동반 상승 등 시장 왜곡만 가중시킬 게 뻔하다. 정부가 누르면 누를수록 집값은 계속 뛰어올랐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시중 부동자금이 기업 투자 등 생산적인 분야로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고,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주택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정부 바람대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수요 억제보다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곳에 새 아파트가 대량으로 공급될 것이란 믿음을 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