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북(對北) 메시지가 단호하고 강경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쓰지 않기를 원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어도 “군사력을 써야 한다면 사용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을 지칭하는 ‘로켓맨’을 2년여 만에 다시 입에 올렸다. 앞서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이 뭐가 될지 미국의 결심에 달렸다”고 무력 도발을 시사한 데 대한 경고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인내의 기한(연말)’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도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북한이 주고받는 ‘말폭탄’을 보면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전으로 회귀하는 듯하다. 북한은 김정은이 엊그제 49일 만에 백마를 타고 군 간부들과 백두산에 올랐고, 이달 하순 노동당 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행보가 심상치 않다. 미국은 미국대로 한반도 정찰과 대북 감시를 대폭 강화하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정밀 탐지하고 있다. 북한의 핵 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재개만큼은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미·북 간 긴장도가 높아진 건 분명하다.

지난 2년간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있는 척’, 미국은 ‘믿는 척’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 사이에서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에 북한이 ‘비핵화 진정성’이 있다고 대변해 왔다. 중국과의 어설픈 ‘3불(不)’ 합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소동 등으로 한·미 동맹에 균열이 생겼음을 부인키 어렵다. 미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면서 트럼프에게서 ‘주한미군 철수’ 발언까지 나온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미·북 간 ‘강 대 강’ 대립은 예측불허다. 북한은 하나도 달라진 게 없고, 되레 한국을 조롱하고 위협한다. 게다가 통일부 장관이란 사람은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을 “억지력 강화 차원”이라고 대놓고 편든다. 이런 행보가 국제사회에 어떻게 비치겠나. 정부는 현실을 직시하고,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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