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4.3% 하락했다. 수출 감소율이 10월(-14.8%)에 바닥을 친 뒤 11월부터는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던 정부 기대는 빗나갔다. 수출이 12개월째 역주행하면서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10.2% 줄어든 543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현실화하면 2009년(-13.9%)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수출이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단가 회복 등에 기대를 걸며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날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정부의 수출진흥책도 수출보험 한도 증액을 내년 1분기까지 연장하는 등 단기 지원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늘만 쳐다보는 ‘천수답식 수출 정책’이 따로 없다. 이런 식이면 정부 말대로 수출이 내년 1분기 중 플러스로 돌아선다고 해도 언제 또 뒤집어질지 모른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수출 부진의 근본 원인을 파고들어야 한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최대 수출국인 중국 실적이 부진한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다. 미국 일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유럽연합(EU)에서는 왜 수출이 줄고 있는지, 악조건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컴퓨터 화장품 바이오헬스 등의 수출을 더 늘릴 수 없는지 심층적인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

의료 등 서비스 수출, 기술 브랜드 콘텐츠 등 무형 자산 수출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원전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탈(脫)원전’ 정책도 철회하는 게 옳다. 수출 중소기업의 저변 확대, 신산업의 수출산업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들이다. 환경 변화에 대응하려면 수출산업의 구조적 전환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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