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조세를 보이던 생산, 소비, 투자가 8개월 만에 다시 동반 하락세로 돌아섰다. ‘10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과 소비가 전월에 비해 각각 0.4%, 0.5% 감소했다. 모두 두 달째 감소세다. 설비투자는 0.8% 줄어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 가동률은 72.3%로 지난 6월(72.0%) 이후 가장 낮았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서지 못하고 계속 주저앉는 양상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움직임을 보면 명확해진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후 소폭의 상승·하락을 반복하며 좀처럼 추세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경기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거나 경기가 ‘L자형 침체’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2%대 성장률 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게 가능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1.0%를 넘어야 하는데 10월 산업활동 동향을 감안하면 매우 버거워진 것이다. 어제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낮춘 것은 2%대 성장에 목을 매고 있는 정부 입장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다.

상황이 엄중한데도 정부 여당은 ‘남 탓’만 하고 있다. “경제는 튼튼한데 글로벌 경기하강 탓”이라거나 “야당과 언론이 부정적 요인을 과도하게 부각한 탓”이라는 식이다. 경기침체는 미·중 무역전쟁 등 외부 영향도 있지만 잘못된 정책이 초래한 부분도 적지 않다. 노동과 환경, 공정거래, 기업 경영 등 전방위로 강화된 기업 규제는 투자, 생산, 고용을 모두 줄이고 소비 부진으로까지 이어져 결국엔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정부는 재정을 쏟아붓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반성, 경제정책의 기조 전환 없는 재정 투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나랏빚만 늘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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