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이 어제까지 사흘째 이어지면서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비(非)파업 기관사를 여객열차에 우선 배치하다 보니 화물 쪽은 운행률이 20%대까지 떨어졌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요구 조건은 인력 충원과 임금 인상, KTX·SRT 통합 등이다. 핵심 쟁점은 4조2교대 근무를 위해 4600명을 늘려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6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대신 기존 3조2교대로 39.3시간인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1시간으로 줄어든다는 게 국토교통부 계산이다. 누적 부채 16조원에 지난해에만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낸 부실 공기업 노조의 이런 요구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주 52시간 시행도 앞뒤가 안 맞아 중소기업을 비롯한 온 산업계가 홍역을 앓다시피 하는 판에 딴 나라 얘기 같을 것이다.

이번 철도파업은 역설적으로 노조가 요구해온 KTX와 SRT 통합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SRT는 정상 운행되고 있어 최악의 ‘수송대란’은 피할 수 있는 안전장치 하나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만약 전국 여객·화물 철도가 하나로 통합된 상황에서 총파업이 벌어졌다면 이번 주말처럼 대입 논술고사와 면접이 몰렸을 때 수험생들 불편이 엄청났을 것이다.

KTX·SRT 통합론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파업 대비 차원에서도 분리 경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요금이 더 싼 SRT가 친절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경쟁의 결과다. 건전한 경쟁체제에 따라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가고 수송대란까지 사전 대비할 수 있다면 철도 회사는 오히려 더 많이 분할할 필요가 있다. 파업에 맞서 군 인력을 대체 투입했다가 노조로부터 고발당한 국토부가 숙고해야 할 대목이다. 아울러 경계해야 할 것은 여야 정치권의 섣부른 개입이다. 2013년과 2016년 파업 때 국회의원들의 개입으로 어정쩡하게 봉합된 게 철도노조를 ‘공룡’으로 키운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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