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꾸준한 실행의 나비효과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영화 ‘매트릭스’ 모피어스의 대사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실행’이다. 아는 것은 생각이고 걷는 것은 실행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을 실행에 옮기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행의 유무는 ‘몽상가’와 ‘전문가’의 차이를 만든다. 실행을 통해 전문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깔깔거리며 웃었는데 며칠 지나니 무엇을 들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를 하루이틀 내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면 어떨까? 전해 들은 내용을 직접 이야기해 보면 오래 기억되고 자기 것이 된다. 위대한 작곡가도 영감이 떠오른 뒤 작곡하는 것이 아니라 작곡하면서 영감을 떠올렸다고 한다. 실천이 중요한 이유다.

자문해 나에게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얻었다면 가르쳐준 대로 해보자. 그대로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결론에 도달했는지 생각하는 방식과 일의 추진 요령까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감과 조율이라는 지혜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장기적이고 꾸준한 실천이다. 대개 계획은 작심삼일로 끝날 때가 많다. 습관처럼 오랫동안 꾸준히 행한다면 확연하게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1989년 귀국해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처음 했을 때다. 이때는 회식자리에서 노래 부를 일이 많았다. 하지만 노래 부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던 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었다. 음치에다 박치이기도 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결국 피아노 학원을 찾아 발성연습을 하고 10년 동안 ‘만남’과 ‘부산갈매기’ 두 노래만 불렀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생겼고 이제는 아웃사이더의 랩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요즘은 10년을 목표로 1주일에 1시간 일본어 회화를 배우고 있다. 이제 현지 가이드 없이도 간단한 회화가 가능해졌고 아마 3년 뒤에는 훨씬 더 익숙해지리라 믿는다. 습관처럼 꾸준히 행한다면 어제보다 나아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행 과정에서 오는 실패를 두려워 말라. 처음엔 실패하더라도 계속하다 보면 새로운 것을 배워 전진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달리다 넘어져본 사람이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 하지 않았나. 꾸준히 배우고 실행하면 달성하지 못할 목표는 없을 것이다. 돈을 들이지 않고 시장에서 값비싼 나를 만드는 평범한 묘법이라고 생각한다. ‘아는 것이 힘’인 시대는 지났다. 이젠 ‘하는 것이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