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신산업 생태계 투자 늘리고
기술 발전 따른 인력 육성도 중요"

조승환 <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장 >
[기고] 해양수산 신제품 인증 인프라 확충해야

수산·해운에서 시작된 해양산업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을 거쳐 최근에는 해양레저까지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양 신산업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7년 약 1640억달러에서 연평균 8.5% 성장, 2030년엔 약 500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해양 신산업의 범위는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무인 선박이 항해하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해양 스마트시티가 수중 로봇에 의해 건설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수중·수상 산업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극지와 심해 탐사를 통해 바다에서 발견한 신물질도 인류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이런 미래는 이미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여러 선진국은 이미 해양수산 관련 연구개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한국도 바다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세계를 시장으로 삼아 관련 산업을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하고, 기업들도 새로운 상품화 전략과 세계시장 개척에 매진해야 한다.

해양 신산업이 미래 먹거리가 되도록 하려면 먼저 해양 신산업 생태계부터 조성할 필요가 있다. 기술, 제품, 인력, 자금 등이 체계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간이 먼저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를 적극 지원하는 산업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해양 신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절실한 건 해양수산 제품의 인증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험·인증 인프라 확충이다. 기업들이 신기술을 도입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도 제품의 시험·인증을 제대로 받지 못해 시장 진입이 좌절되는 사례가 많다. 국내 스마트 양식기자재 개발업체들은 국가 인증을 받지 못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고, 친환경 부표 생산기업들은 최근 창업이 급증했지만 인증 시스템이 없어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해양수산 분야의 인증은 육상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들고 과정도 오래 걸린다.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 어려울뿐더러 신뢰성 있는 인증체계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렵다. 정부가 주도해 신기술 중심의 인증 인프라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국제 표준을 선도해야 한다.

관련 전문 인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무인 선박운용이나 항만 무인화 등에 따라 산업 내 인력구조 재편이 불가피하다. 선원이나 현장 하역 인력은 줄겠지만, 육상 선박운항 관리자 등 신규 일자리나 무인 원격 유지보수 서비스 등 새로운 사업 영역도 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처럼 기술 발전에 따른 인력구조 변화를 예측해 ‘맞춤형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탄력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해양 신산업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민간 기업은 아직 생소한 분야인 해양 신산업에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산업 발전과 공익을 추구하는 정책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민간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올초 해양수산 분야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된 ‘해양 모태펀드’가 좋은 사례다. 해양 신산업은 한국 경제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정부 차원의 보다 과감한 지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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