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무자식보다 다둥이 부모가 상팔자!
국회의원 중 가장 많은 자녀를 둔 분은 엄용수 자유한국당 의원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엄 의원은 딸-딸-딸-아들 3녀 1남을 뒀고, 신 의원은 아들-아들-아들-딸 3남 1녀를 뒀다.

그 밖에 세 자녀 이상을 둔 분들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부겸 우상호 안규백 김태년 정성호 의원, 자유한국당에서는 나와 이주영 김재경 유기준 김상훈 박인숙 의원, 바른미래당에서는 박주선 유의동 하태경 의원 등 14명이다.

필자도 딸-딸-아들을 둔 다둥이 아빠다. 무조건 셋은 낳아야 한다는 목표로 마흔두 살에 늦둥이를 봤다. 막둥이가 태어나고 나서 우리 가족은 더 행복하다. 마른 논에 물들어가는 소리와 자식 입에 음식 들어가는 소리가 가장 듣기 좋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2016년 20대 국회가 출범하던 당시 국회의원 300명의 평균 자녀 수는 1.89명이었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명에도 못 미치는 0.91명으로 떨어졌다. 두 사람이 만나 평생 한 사람도 낳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이 초미니 국가로 전락하거나, 국가 존립 자체도 어려워질지 모른다.

요즘 20대, 30대는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된 지 오래다. 취업과 높은 주거비로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부가 내놓았던 저출산 대책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셋째를 낳으면 나라에서 다 키워준다며 현금성 지원을 많이 하고 있지만 주변의 다둥이 가정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게 와 닿지 않는 듯하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포기하게 되는 것들을 돈으로 보상받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 지원보다는 취업과 주거안정, 육아 인프라 등 사회안전망 확충이 더 절실하다고 본다.

특히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공동체가 협력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지역사회가 양육에 대해 공동으로 협력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미 저출산 문제는 대한민국의 존속 여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결혼과 출산, 육아에 대한 국가적인 시스템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가정은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터전이자 행복의 출발점이다. 행복한 가족의 힘이 우리 사회를 더욱 밝고 희망차게 할 뿐만 아니라 일의 활력도 높여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행복을 느낀다. 가족이 늘어나면 사랑을 주고받을 상대가 늘어나 그만큼 더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싱글보다 기혼이, 무자식보다 다둥이 부모가 더 행복하다고 믿는다.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