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아시아나 인수전 본격화…SK 등 거물급 뛰어들까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졌다. 가을이 오면 정부는 물론 기업들도 내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정부는 이미 지난주에 2020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기업 분위기는 예년과 확연히 다르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어 올해 3~4분기 계획도 수정하고 있는데 어떻게 내년 얘기를 할 수 있겠느냐”며 손사래를 친다. 꼬이기만 하는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은 시계제로 상황에 몰렸다. 깜빡 졸면 도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앞서 유망 산업을 선점해야 하는데 돈벌이는 시원치 않고, 그렇다고 정부처럼 마음껏 빚을 낼 수도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국회는 2일 정기국회를 열고 정부가 마련한 사상 최대 규모(513조5000억원)의 내년 예산안을 들여다본다. 야당은 “선심성 퍼주기를 걸러내고 꼭 필요한 곳에만 나랏돈이 들어가도록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일에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조 후보자가 그리는 대기업 정책이 전임자(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와 어떻게 다른지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월요전망대] 아시아나 인수전 본격화…SK 등 거물급 뛰어들까
같은 날(2일)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7일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한다. 노사는 △임금 4만원 인상(호봉 승급분 포함) △성과급 150%+320만원 △임금체계 개선 격려금(200만~600만원+우리사주 15주) 등에 합의했다. 찬반 투표를 통과하면 현대차 노사는 2011년 이후 8년 만에 무분규로 교섭을 마무리짓게 된다.

재계가 이번주에 가장 주목하는 날은 아시아나항공 예비 입찰일인 3일이다. 인수가격이 조(兆)단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인수전 참여를 공식 선언한 애경그룹과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에 이어 몇몇 대기업이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과 GS그룹 등이 ‘깜짝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누구 손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 판도는 물론 재계 서열도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3일) 통계청은 8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30일 “앞으로 2~3개월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뒤 나오는 첫 물가지표여서 관심을 끈다. 소비자물가는 1965년 집계 이후 한 번도 마이너스였던 적이 없지만 올 들어 7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보였다. 8월 상승률이 0%에 못 미쳤을 경우 ‘사상 첫 마이너스 물가 시대’의 출발점으로 기록된다.

일본의 경제보복을 둘러싼 공방은 이번주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3일까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할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관련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변이 없는 한 이달 내 일본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될 전망이다.

‘용역업체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을 실질 사용자인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지난주 대법원 판결의 후폭풍도 지켜봐야 한다.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전국 국립대병원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으로 불똥이 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