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프로바이오틱스와 낙산균
여름철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면역력 향상과 유해균의 감염 예방을 돕는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 통계연보를 보면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2년 583억원에서 2018년 1395억원 규모로 급격히 늘었다. 여러 건강 정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전문가 패널들이 권하면서 프로바이오틱스는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 및 의약품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미디어와 대중은 대부분 프로바이오틱스와 유산균을 동일한 균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유산균은 프로바이오틱스의 수많은 균 중 하나일 뿐,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충분한 양을 섭취했을 때 건강에 좋은 효과를 주는 살아있는 균’으로 정의한다. 유산균 외에도 낙산균, 효모군, 포자균 등 다양한 균이 프로바이오틱스에 해당하며, 이런 유익균들은 저마다 다른 효능을 지니고 있다. 또 유산균은 소장에서 작용하고, 낙산균은 대장에서 작용하는 등 프로바이오틱스별로 작용하는 소화기관이 다르다. 익숙한 제품을 고르기보다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의 성능과 작용 부위를 익힌 뒤 건강 상태에 알맞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유산균을 제외한 유익균의 대표적 예로 미야이리균으로도 불리는 ‘낙산균’을 꼽을 수 있다. 낙산균은 사람의 장관 내에 상주하고 있으며 에너지 및 면역(항염, 항암) 향상을 실현한다. 2015년 일본 게이오대 연구는 미야이리균이 면역 제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T세포를 증가시켜 염증성 장질환(IBD)과 알레르기 억제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했다고 한다.

낙산균은 비만, 당뇨 등을 완화하는 효과를 내는 낙산(butyric acid)을 생성한다. 공기가 없는 곳에서도 살아남는 혐기성균이어서 대장 안에서도 살아남는다. 또 스스로 자연 캡슐 ‘아포(spore)’를 생성해 자체적으로 생균을 보호하고, 위와 장을 지나면서 사멸하는 유산균과 달리 위산과 항생제를 만나도 끝까지 살아남는다.

이런 특징을 종합 분석하면 낙산균은 변비, 묽은 변, 소화불량 등 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중에서도 면역력을 키우고 싶은 환자, 유산균 제품만으로는 개선되지 않는 환자, 질환으로 인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 최적화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건강관리 수단을 현명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 상태와 의약품 기능에 대한 주체적인 학습과 판단이 필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처럼 신체 건강과 직결되는 건강기능식품, 의약외품 및 의약품을 선택할 때는 자신의 건강 상태부터 살피고,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유행 따라 챙기는 건강’이 아니라 주체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